2005년 12월 20일 화요일

Carl Zeiss on Nikon F-bayonet Mount.





2006년 12월 21일.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지내온 날들을 정리하고 새 해를 기약할 즈음에. 칼짜이쯔가 사고를 쳤다.

대부분 연말은 특별한 사항이 없는 한, 재고품의 소진에 힘쓰게 마련이다. 한 해를 가름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특히나 전자업계는 매년 초에 미국에서 진행되는 CES때문에 연말에는 신품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CES에 출품할 제품들의 막바지 점검에 주력해서 다음년도 초의 시장을 선도진입하는 게 어찌 보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진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 일단 카메라는 CES와는 무관하며, 포토키나는 연중 어느 때쯤 열리는 지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1년 내내 무수한 소문을 달고 다니던 Nikon D200이 12월 16일에 발매된 것은 어찌 되었는 내게는 새로운 충격. 12월 16일에 발매되었다면, 오래도록 기다려온 사람들이야 연초의 보너스를 털어서 사기에 아주 제격이겠지만, 처음 구매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귀에 익숙한 제품을 사게 마련이기에 연말/연초의 시장은 노리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5일 더 늦게. 2006년을 딱 10일 앞 둔 날짜에 대형 사고가 한 방 터지게 생겼다. 독일의 Carl Zeiss가 일본계의 SLR 카메라와 호환되는 렌즈군을 발표하겠다고 한 바, 이 행복한 벼락을 맞은 카메라 업체가 니콘으로 확인되었다.

이미 Contax 카메라를 잠시 접해서 Carl Zeiss의 렌즈가 주는 짜릿한 사진을 맛 보았고, 그 선명하도록 빨간 T* 마크가 주는 온갖 종류의 자긍심을 담뿍 느꼈던 바.. 연말에 터진 대형사고라 아니할 수 없겠다.

단순히 몇 군데에서 떠도는 소문 뿐이고.. 정확한 것은 Carl Zeiss 홈페이지에 12월 21일에 공지가 되겠지만. 지금까지 나오는 소문에 의하면 니콘 베요넷 F-마운트에 호환되는 렌즈군이라 한다. 아마도 MF일 것이라는 추측이 대부분이다. ( 개인적으로 AF에 대해 그닥 필요를 못 느끼는 관계로, MF만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 )


12월 21일. 도대체 어떤 물건이 나올 지. 독일 시간으로 계산하면, 내일 저녁이나 늦어도 모레쯤에는 실체가 드러나겠구만. 흥미진진 기대 만빵!

음.. 속았다. 오늘 zeiss.de 에 접속해 본 결과. '다음 주 수요일, 28일을 기대하세요' 라는 메시지만 떠 있다. 모 클럽에서 동일한 티저 광고가 약 6개 정도 걸려 있었으니, 최대 5주 후에나 나온다는 이야기일까? 다음 주 수요일엔 무슨 이야기가 나오려는 지.

2005년 12월 12일 월요일

Rollei의 새 필름. Rollei R3

새로 나오는 흑백 필름.



폴라로이드에서도 구형 폴라로이드 필름(타임제로 필름)의 생산을 중단했고, 코닥에서는 흑백 인화지에 대한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코니카는 필름 사업을 접었다. 심지어 콘탁스는 필름 카메라 제조업체로서의 운명을 마감하기도 했다. 이게 작금의 필름 사용자에 대한 현실이다.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과거의 전설로 이름붙여진 명기들과 좋은 필름들에 대한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명기들은 오래된 관록과 높은 가격을 달고 중고 시장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좋은 필름의 경우 유통기한이 있는 관계로 시간이 지나면 구경할 수 없는 그야말로 전설로만 남는 경우가 흔하다.

다들 이렇게 필름 관련 사업을 축소 혹은 접는 분위기에서. 오늘자로 독일에서 날아온 소식은 필름 사용자들에게 희소식.

Rollei의 발표 소식



흑백 필름이고, ISO의 사용 구분이 없는 게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필름은 자기에게 맞는 ISO를 정해 놓는 게 보통인 데, 25~6400까지 자유롭게 ISO를 세팅해서 사용하고, 나중에 현상할 때 현상액 및 현상 시간을 조정함으로써 원하는 사진을 얻게 할 수 있다. 감도별로 필름을 챙겨서 다니는 수고스러움을 덜게 해 준다.

사실, 이런 기법이 처음 적용된 것은 아니다. Kodak E200의 경우 3 stop까지의 증감이 자유롭다, 또한 일부 흑백 필름은 ISO값이 다르게 적혀 있어도 실제로는 동일한 필름이며, 현상시에 현상 시간을 조절함으로써 감도를 조절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하지만, 25~6400이라는 엄청난 가변감도를 제공하는 필름은 금시초문.(내가 모른다는 말이지.. 이미 다른 곳에서 나왔을 지도 모름;; ) 대단한 필름임에는 틀림없는 모양이다.

나야 뭐, 흑백 필름을 즐겨 쓰지 않으니 자주 쓰겠냐 싶지만서도 (더구나 현상 정보도 부족해서 국내에서 현상할 수 있을지도 의문) 좋은 필름이 하나 나왔구나 싶어 필름 사용자로써 왠지 모르게 뿌듯하고 좋다.

2005년 12월 5일 월요일

MBC의 허락을 받자.

요즈음 MBC가 돌아가는 사태를 보고 있노라면, 내가 많은 일들을 MBC의 허락을 받지 않고 한 데 대해 아주 약간, 심적인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전후의 다양한 과정은 생략하고. 황우석교수의 논문에 대한 심사를 MBC에서 검증하겠다는 지극히 위험한 발상은 어이가 없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과학계는 과학계의 일이 있고, 방송에는 방송의 일이 있다. 과학계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다면, 방송계에서는 그 문제의 핵심을 잡아 분명히 공공에 알리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하면 될 일이다. 그 나머지는 과학계에서 알아서 수정하고 다시 검토하도록 가만히 두면 된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법정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방송에서 그 사람에 대한 재판을 다시 시도할 수 있는가?

지금 MBC에서 행하고 있는 일은, 미안하지만 주제넘는다는 표현밖에는 쓸 수가 없다. 황우석이라는 고도의 시청율을 예약한 키워드를 목표로 삼고. 일단 난자구하는 방법의 윤리성으로 시작해서 흡집내기를 시도. 하지만 단순히 시청율 증가의 방향을 벗어나, 제가 쏜 총알이 제 목을 향해 돌아오고 있는 것을 보고 나서는 이제는 너 죽고 나 죽기로 당신 논문에 거짓말을 썼으니 내가 검증해 주겠다고 나선다. 내가 당신 윤리 문제를 건들다가 동네서 뭇매를 맞았으니, 이제는 당신 논문이 거짓말임을 만천하에 밝혀 내 뭇매 맞음을 보상해야겠다는 게 지금 MBC의 논리다.

CP. Chief Producer라는 사람이 방송에 나올 때마다 나는 잘못한 게 없어서 억울해 죽겠다는 표정과 논조로 이야기하는 것 보기도 지겹다.

이제 그만큼 구정물 튕기고 구정물 뒤집어 썼으면 됐다. 그만하고 방송의 자세로 돌아가 주시길.


나 논문낸 것도 당신들이 검증해 주실 텐가.

2005년 11월 28일 월요일

삼성전자의 LG 타임머신 TV에 대한 반응

아래는 삼성전자에서 제공한 LG의 타임머신 TV에 대한 대응책에 관한 신문기사. 발췌.


이 중 LG전자의 `타임머신 TV'는 유통가에서 히트작으로 여겨지고 있어 LG전자가 LCD TV 등에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 데 반해 삼성전자에서는 관련 제품을 출시하지 않아 그 이유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하드디스크 내장형 PDP TV 출시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 기능을 채택한 PDP TV를 출시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드디스크 내장형 PDP TV를 출시하지 않는 이유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라며 "하드디스크를 내장할 경우, 열이 많이 발생하는 데 최악의 경우, 화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하드디스크가 돌아가면서 나는 소음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면 제품 출시를 고려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문제로 출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자체 조사 결과, 아직까지 하드디스크 기능이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 기능으로 나타난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옙. 삼성에 따르면, 거의 모든 가정에서 가지고 있는 PC는 화재의 위험을 안고 있었군요. 같은 맥락으로 보자면 전국에 널려 있는 IDC는 거의 폭탄과 같은 위험장소로 분류해서 철저한 보안과 함께 도심지에서 외곽지역으로의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해아 할 상황이겠는 걸요.

기술에 대해서 잘 했다 못 했다 정도로 상대방 회사의 제품을 깎아 내리는 것은 OK. 하지만 이런 치졸한 협박성 발언을 남발하는 건 좀 문제가 있다고 보이네요. 사실 국제적으로 PVR (국내에서는 타임머신기능이라 부르고 있음)이 상당한 이슈가 되었고, 미국에서는 Tivo 박스를 이용한 케이블의 PVR 지원, 유럽에서는 각종 위성방송 Settop BOX에서의 PVR 기능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지요. 크기싸움에만 치중하는 국내 환경에 비해 국제적으로는 화려하고 손쉬운 User Interface와 다양한 부가기능의 추가가 많이 이루어지는 듯 합니다만.

부디. 저런 방식의 흠집 내기는 지양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성주

그 사람의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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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ramaclub.or.kr/woojoo/joo.html

2005년 11월 15일 화요일

G45

Contax Planar 2/45 T* 의 별칭.

사용기

G1

Contax RF 카메라. 특이하게도 AF임.

사용기

1:3.5 간이 매크로

MF 28-85. 간이 매크로 기능으로 1: 3.3 정도의 비율로 접사가 가능하다. 접사에서의 비율은 필름면에 맺히는 화상과 실제 크기의 비로 표현된다. 즉, 1:1이라 하면 실제 물체의 크기대로 필름면에 맺히게 된다는 말씀. 1:1 매크로가 된다면, 자를 찍어 놓은 후 그 현상된 필름을 자에 다시 대어 보면 정확히 크기가 맞다는 말씀.

통상 1:1 매크로는 MF 렌즈군에서는 볼 수 없고, AF 매크로 렌즈들에서만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줌 렌즈 계열에서는 간단한 간이 매크로를 지원하기도 한다. MF 28-85의 경우 1:3 에 근접한 매크로를 보여주고 있다. 전의 70-210은 1:4 였으니 조금 더 실제 크기와 가까와 진 셈.



접사시에는 거의 2~3cm까지 접근할 수 있으며, 심도가 극도로 낮아진다. 이 사진은 실내에서 심심풀이삼아 찍어 본 관계로 조리개를 최대개방해야 했는 데, 배경과 피사체와의 거리가 매우 좁은 데도 불구하고 촛점이 맞은 부분의 일부만 정확히 보인다.

매크로는 중형 이상으로 가면 접하기 힘든 기능 중 하나. 35mm의 특권이랄까? ^^ 전에는 매크로도 재밌겠다 싶었는 데 다행히 지름신이 오지 않아 조용히 넘어갔다. 다행한 일이다.


참고로.. 매크로는 잘못된 표현이라고들 하고,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접사라면 마이크로가 더 정확한 표현 아닐까?

2005년 11월 12일 토요일

D-SLR에서의 표준렌즈

이전 포스트에서 각 카메라군의 표준렌즈에 대한 정의를 언급했는 데, 곰곰 생각해 보니 어쩌면 D-SLR에서의 표준렌즈란 없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 같다.

다시 한 번 표준렌즈에 대한 바바라 런던 - 사진 에서의 정의를 확인하자면, 필름면의 대각 길이와 같은 초점거리를 가지는 렌즈 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 ㅤㄸㅒㅤ의 렌즈는, 필름면에 맺히는 이미지가 필름의 크기에 맞게 고려된 상태라야 한다. 즉, 렌즈를 통해서 재구성된 이미지가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35포맷의 SLR에서 50mm렌즈가 표준이라고 해서, 중/대형 카메라의 50mm 렌즈를 개조해서 135포맷 SLR에 끼우면, 과연 어떤 사진이 나올까? 분명 비정상적으로 확대된 광각의 중앙 부분만 크롭되서 찍혀 나올 것이다. 이는 렌즈를 통해 필름/촬상면에 맺혀진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고, 촛점길이만 고려하는 데서 나오는 오류이다.

현재 D-SLR은 SLR과 렌즈를 대부분 공유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이 렌즈들은 135포맷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렌즈이다. 즉, CCD의 크기는 고려되지 않았다.

따라서 앞의 포스트에서 언급한 35mm의 초점거리를 가지는 렌즈가 D-SLR의 표준이라는 나의 말은 틀린 셈이다. 왜냐하면, 35mm 초점거리의 렌즈는 135포맷의, CCD보다 넓은 공간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렌즈이기 ㅤㄸㅒㅤ문이다. 이미지 서클이 다르기 때문에 135포맷용의 렌즈는 35mm라고 해도 D-SLR의 표준렌즈라 할 수 없다.

다시 정정하자면, 35mm DX렌즈가 나와야만 니콘 계열 D-SLR의 표준렌즈라 불리는 게 맞겠다.

표준렌즈

흔히들 SLR 카메라를 처음 접할 때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가 표준렌즈를 통해서 사진을 배우라는 말일 것이다. 대부분의 Point & Shoot 카메라 (이하 똑딱이 카메라) 가 3배 혹은 5배, 최근의 경우 고급 디지털 카메라들은 10배~12배까지의 Zoom을 지원하는 판에, 그 비싸고 삐까번쩍한 SLR 카메라를 샀는 데 줌도 안 되는 표준렌즈를 사라니 참 묘한 일이다. 그럼, 표준렌즈는 도대체 어떤 것이길래 표준렌즈로 사진을 배우라고들 할까?

1. 가장 흔한 오류 - 50mm렌즈를 표준렌즈라 한다.

틀렸다. 그럼 틀린 이유는? 50mm뿐 아니라 45mm, 55mm 등도 표준렌즈라 칭하기 ㅤㄸㅒㅤ문이라고 답했다면 당신은 또 틀렸다. ^^

표준렌즈는 사람의 시각과 가장 유사한 표현을 해 줄 수 있는 렌즈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사진을 찍었을 때 나온 결과물이 사람의 눈으로 본 것과 가장 유사하게 보이는 렌즈를 표준렌즈라고 칭한다. 이에 비해, 사람의 눈으로 본 것보다 넓은 공간을 담는다면 광각렌즈, 반대의 경우는 망원렌즈가 된다.

표준렌즈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어딘가 사진학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게고, 흔히들 말하는 수치적인 표준렌즈는 필름의 대각선 길이와 유사한 촛점거리를 가지는 렌즈를 표준렌즈라고들 한다. 윗 단락의 이야기와 연계시키면 촛점거리가 필름의 대각선 길이와 유사할 경우 사람의 시각과 가장 유사한, 편안한 화각을 제공한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135포맷, 흔히 35mm 필름이라 불리는 필름의 면적은 정확히는 36mmx24mm 이다. 중고등학교때 배운 수학지식을 총동원해 보면 이 때 대각선의 길이는 약 45mm 정도가 된다. 따라서 흔히들 얘기하는 35mm 필름 카메라의 표준렌즈는 50mm 내외의 촛점 거리를 가지는 렌즈를 의미한다.

필름이 바뀐다면 마찬가지로 표준렌즈의 촛점 길이도 바뀐다. 중형으로 넘어가서 60mmx45mm 의 필름을 사용한다면 대각의 길이가 약 80mm 정도가 되는 셈이니 이 때의 표준렌즈는 80mm다. 중형의 경우 6x45, 6x6, 6x7 등 다양한 포맷의 필름이 존재하지만 대각선의 길이 차이는 크지 않으니 대충 80~100mm 사이의 촛점거리를 가지면 중형이라 부를 수 있겠다. 대형으로 간다면? 당연히 더 커지며, 그 ㅤㄸㅒㅤ의 표준렌즈는 당신이 계산해 보라. (아마 120mm 혹은 그 이상일 것이다.)

필름크기, 촛점거리와 화각에 대한 대단히 허접한 그림 설명



따라서, SLR 카메라의 표준렌즈는 50mm 라는 공식은 틀렸다. 35mm필름 카메라의 표준렌즈가 50mm 라는 공식이 외려 정확하다.

2. 당신이 D-SLR 카메라를 가졌다면, 표준렌즈는 50mm가 아닐 수도 있다.

오늘 기쁜 마음으로 구매한 당신의 D-SLR 카메라. 카메라와 번들렌즈를 들고 집에 왔더니 아버지가 이 놈 또 뭘 사왔구만 하면서 몽둥이찜질을 하신다.반가운 표정으로 맞아 주시며 장롱 속에 있던 오래된 카메라와 렌즈를 보여주신다. 그러면서 사진은 표준렌즈로 배워야 한다며 조심스레 당산의 50mm렌즈를 건네 주고 배워 보라고 하신다.

렌즈 하나 벌었다는 마음에 기쁘게 끼워서 방 안에서 이것저것 찍어 보는 데 사진이 영 마음에 안 든다. 렌즈는 가볍고 맑고 밝아서 좋은 데 꼭 중망원처럼 보이는 화각이 너무 작다. 결국 당신은 이 렌즈를 포기하고 전천후 줌기능을 가진 번들렌즈만 사용하게 된다.

당신의 D-SLR의 CCD 크기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오류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표준렌즈는 필름의 대각선 길이와 유사한 촛점길이를 가지는 렌즈다. 대부분의 D-SLR은 여러가지 이유로 CCD의 면적이 35mm 필름보다 작다. 따라서 D-SLR에 대해서는 또 다른 표준렌즈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Nikon의 D50은 23.7 x 15.6mm의 CCD 크기를 가지며, 이 때 대각선 길이는 약 30mm가 된다. 당신의 D-SLR은 30mm 렌즈를 끼워야 겨우 표준 화각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통상 D-SLR은 35mm 필름에 비해 약 1.5배의 환산촛점거리를 가진다고들 하고, 35mm에서의 표준렌즈를 45mm가 아닌 50mm 정도를 잡는 걸 감안할 때, 최대 35mm 정도의 렌즈를 사용해야 당신은 D-SLR을 이용해서 표준화각을 얻게 된다.

따라서, 이제 사진을 시작할 때는 50mm렌즈로 배워야 한다는 말은 지워라. 당신이 D-SLR을 사용한다면 35mm렌즈로, 중형을 시작한다면 80mm 혹은 그 이상으로 사진을 시작해야 나는 표준렌즈로 사진을 시작한다는 명제가 참이 될 것이다.

2005년 11월 10일 목요일

Nikkor AF 35mm 1:2D

표준렌즈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D-SLR 에서 표준렌즈가 되면서 각광받게 되어 버린 렌즈.



니콘에서 나오는 AF 렌즈 중 35mm에서는 최상의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MF 시리즈에서는 최대 개방 1.4의 밝은 렌즈들도 존재하지만, AF에서는 2.0이 제일 밝은 것으로 알고 있다. MF렌즈는 CRC 기능이 있어서 근접촬영에서의 주변부 왜곡현상이 덜하지만 고스트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고, AF렌즈는 CRC 기능은 없지만 렌즈의 광학적 성능은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photodo.com의 렌즈 리뷰 : 3.9 / 5.0 )

근접 촬영도 25cm까지 가능. MF렌즈에서 최고의 광각렌즈로 꼽히는 Nikkor MF 28mm F2.8 렌즈가 28cm정도의 근접 촬영이 가능한 걸 고려해 보면 상당한 수치다. 이 덕분에 약 1:4 근처의 접사 비율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렌즈는 필름 카메라에서 그다지 흔치 사용되는 렌즈는 하니었다. 35mm가 주는 화긱이, 표준이라 불리기도 그렇고 광각이라 불릴 수도 없는 애매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광각렌즈를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광각렌즈가 주는 원근감의 왜곡 때문일 것인 데, 35mm는 그런 왜곡을 줄만큼의 공간을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약간 넓은 화각을 제공하는 표준렌즈라 하겠다.

요새 들어 35mm F2.0 의 렌즈가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한 이유는 역시 D-SLR의 인기때문일 것이다. D-SLR에서는 CCD의 크기가 필름보다 작은 관계로 35mm렌즈가 표준렌즈 (standard lens)가 된다. SLR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50mm로 사진을 배우라는 말만 듣고 무작정 50mm 1.4등의 비교적 고가의 렌즈들을 구입했다가, 결국 제대로 된 표준화각을 찾아 35mm로 내려오는 통에 신품이고 중고고 구경하기 힘들어진 렌즈가 되어 버렸다.


꼭 확인할 것
이 렌즈는 2001년 중반 발매분까지 조리개 유막현상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조리개에 있는 윤활유 성분이 일부 새어나오는 현상인 데, 조리개를 최소로 개방해서 렌즈를 차근차근 살펴보면 보인다 하니 중고 거래시 주의하실 것.

미국/ 일본등의 현지 신품 가격보다 국내 중고가가 높게 책정되어 있는 기현상이 발생되는 렌즈중의 하나. 구하고 싶다면 e-bay를 뒤져 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가끔씩 신품으로 배송비 포함 국내 중고보다 싼 제품을 만날 수 있다.(아... 관세를 물게 된다면 OTL )

교원평가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펀글)

-내 인생을 바친 교단에서 느끼는 서글픔(교사들은 교원평가 자체를 반대하는게 아니다)-

요즘 지면 신문이건 인테넷 매체건 간에 신문 보는 게 두렵다. 날만 새면 '교원평가'로 시끌시끌하다. 세간에서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을 보는 눈들이 곱지 않다. 심지어 철밥통 운운하는 지경까지 왔으니 더 말해서 뭣하랴.

나는 그 비극의 시작을 홀대받는 교육부 인사 정책에서 찾고 싶다. 교단에 서 본 적이 없는 정치가들이 교육부 수장이 되는 현실에서 출발하여 경제 논리로 풀어가는 모양새를 지닌 현재와 같은 체제에서는 교육 문제는 늘 '봉'이다.

많은 사람들은 선생들이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고 '무조건' 교원평가를 반대한다고 오해를 하고 있다. 교원평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할 준비와 절차, 과정상의 문제, 즉 선결 문제를 해결하고 교원평가를 하자는 교직단체의 목소리는 이미 함몰되어 버리고 오로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두들기는 형국이다.

교육부 수장이 바뀔 때마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언론에 흘려서 여론을 호도한 다음, 제 식구 죽이는 일을 서슴지 않고 해온 과거의 관행을 되풀이하는 모습 앞에서 길거리로 내몰린 채, 마치 주홍글씨를 새긴 선생님 대접을 받게 하는 이 나라의 행태 앞에서 서글픔을 금할 수 없다.

교원평가를 하지 말자가 아니라, 타당한 절차를 생략하지 말고 제대로 하자는 목소리를 들어줄 귀가 없다. 하다못해 학교에서 실시하는 학력평가에도 학기 초부터 평가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평가 계획과 평가 방법을 명시하여 갑작스럽게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예고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만 교사들을 평가하는 정책을 충분히 검토하고 그 진정성을 알리고 동의를 받음도 없이 법안 처리하듯이 밀어붙이기로 나가는 현재와 같은 오류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에도 선생들은 매년 타의에 의해 평가를 받아 왔고 그 평가 자체에 익숙하다. 다만 평가의 잣대를 들이대는 관리자의 눈이 평가 기준에 부합한 안경을 끼었기를 바라면서 소신껏 살아가는 대부분의 선생님들.

모르는 사람들은 당당하면 왜 평가받기를 싫어하냐고 말한다. 열심히 일하는 교사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열심히 일한다는 기준은 무엇이며 그것이 인기평가가 아니라고 어찌 말할 수 있을까? 가치 판단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과 감정의 기복이 심한 청소년이 그들 앞에 서 있는 담임을 평가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아찔함 앞에서 목소리를 높여 훈계하고 진솔할 수 있는 스승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학부모들이 하는 평가도 마찬가지다. 담임에 대한 한두 가지 정보로, 한두 번의 수업으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잣대의 자격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굳이 평가를 한다면 동료에 의한 다면평가가 더 낫다고 본다. 다면평가 역시 일반 회사에서 많은 문제점을 도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대방의 평가를 낮게 해야 상대적으로 내가 올라가는 다면평가 때문에 직원 간에 반목이 생기고 불신이 깊어진다고 한다. 어떤 제도라도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교사들은 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잘못된 길로 들어섰을 때 양심의 가책을 받거나 자정 노력을 기울이는 정도가 다르다는 뜻이다. 제자들에게 날마다 바르게살기를 가르치는 직업의 특성상 세상의 어느 집단보다 흉악하거나 몰지각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를 지닌 교사나 지탄받는 교사가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물건도 대량생산 체제가 되면 확률적으로 불량품이 나오듯 교사 집단에도 원하지 않거나 본의 아니게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부적격 교사 퇴출방안' 시행을 앞두고 있다. 자정 노력에 합의한 만큼 부적격 교원 퇴출 방안도 엄밀히 말하면 평가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교단에 평가하지 않으면 제대로 할 일을 못하는 교사가 많은 것처럼 비춰지게 하는 것 같아 속이 상한다. 교사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완벽하진 못하지만 부단히 노력하며 애쓰는 직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교사들에겐 자존감이 중요하다. 열심히 가르치고 제자를 사랑하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대다수의 선생님들은 지금 앞뒤에서 날아오는 돌을 막을 겨를도 없이 뭇매를 맞고 있다. 교단에 설 자격을 인정해 준 국가로부터 받는 서러움이 무엇보다 크다.

온통 신문마다 선생님들 질타하는 목소리가 난무한다. 우리 문화는 칭찬에 인색한 문화임에 비추어 기회는 이때라며 후려치고 때리는 목소리들이 너무 커서 고막이 터질 지경이다. 어버이를 성토하는 자식을 둔 부모의 참담한 심정처럼 자기 선생님을 평가하는 학생 앞에 서는 허물어지는 교사의 정체성을 무엇으로 세울 수 있을까? 세상은 지금 자기를 위해 염려하고 아껴주는 스승을 저울질하라고 가르치는 형국이 되었다.

교원평가의 목적이 이 나라의 밝은 미래를 위해 우리들의 자녀들을 책임지는 우수한 선생님들을 많이 확보하고자 하는 선의의 목적 앞에 아무도 평가 자체를 반대하는 선생님은 없다고 단언한다. 학교는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경우가 많이 존재하는 특별한 곳이다. 평가의 잣대를 무엇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는 의도한 바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교원평가에 대한 확실한 준거를 대야 한다. 말없이 열심히 일하는 선생님들을 뒤흔들어 놓은 저의를 분명히 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위한 물밑 작업은 아닌지, 특정 정치지도자의 정치용 몸짓은 아닌지 생각해 보고 먼저 교직사회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양한 토론회나 선진 여러 나라의 것을 답습하는 차원이 아닌, 우리만의 철학과 논리를 지닌 탄탄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은 한 그루 나무라고 생각한다. 나무마다 수종이 다르듯 똑같은 교대와 사대를 나왔어도 그의 성장 과정과 가정환경 학문의 깊이, 자기 성찰을 위한 노력, 꾸준한 연수 의지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교직의 특성상 하루 이틀에 나타나지 않는 교육 효과도 그렇고 가르치는 방식이나 학부모를 대하는 방법도 천양지차이다. 눈에 보이는 학력 점수에 신경을 쓰는 선생님이 있는가하면 보이지 않는 인성면에 더 치중하는 선생님, 멀리 내다보고 인간적인 충고를 아끼지 않는 선생님 등 그 모습도 매우 다양하다.

때로는 교실 수업보다는 관리자로 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느라 아이들보다 일을 우선시하여 다른 선생님들보다 훨씬 인정받는 분들이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평생을 교실에서 분필을 만지며 제자들과 동고동락한 노스승을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제자들이 그 스승의 숨겨진 진정성을 알기 위해서는 시간을 많이 보낸 후라야 가능한 경우가 허다하다. '사랑의 매'도 허락되지 않는 현실에서 아차하면 선생님을 고발하는 교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이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위축될 교단의 모습.

한 그루 나무처럼 심어진 그 자리에서 오늘도 말없이 마음고생 몸고생으로 지쳐 있는 선생님들을 한 순간에 철밥통으로, 평가조차 거부하는 고지식한 지식인 집단으로 언론의 뭇매를 맞게 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이제 아버지의 권위가 사라진 시대에서 선생님의 자존심을 접고 직업인으로 살아야 함을 생각한다. 거두절미하고 내막은 잘 모르는 주변 사람들이 교원평가를 반대하는 모습만 생각하며 모든 선생님들을 향해 삿대질하게 만든 정부와 언론이 원망스럽다.

이 땅의 선생님들은 평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평가를 받지 않은 교사는 단 한 사람도 없다. 말없이 그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것으로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리라는 순박한 믿음으로 오늘도 아이들 앞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수업을 하였을 선생님들의 처진 어깨를 다독일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는가?

'교사를 평가하려면 교사보다 더 나은, 승복할 수 있는 단체나, 사람, 정책으로 교사들의 동의를 구한 다음 칼을 들이대라!'고 의사 면허증이 없는 의사에게 대 수술을 맡길 수 없듯이 의대 공부를 하지 않은, 교육자의 길을 걷지 않은 정치가에게 재단 당하고 싶지 않음을! 우리 선생님들이 중병에 걸렸다면 수술받기를 두려워하지 않겠지만 검증받은 의사에게 수술 받게 해달라고! 선생님들은 검증받은 시스템을 원하고 있을 뿐이다. 제자들을 위한다는 명분 앞에 아무도 반기를 들 사람이 없음을!

정부는 이 땅의 선생님들을 합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하고 상처받은 마음들을 다독일 수 있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준비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힘든 과정을 마치고 몇 년씩 임용 시험을 준비하여 교단에 선 우수한 선생님들에게 자괴감을 안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여론몰이의 방법으로 교단에 떠넘기지 말 것이며, 국가에서 인정해 준 교원자격증의 의미를 되짚어보며 국가발전의 한 축을 이루어 온 이 땅의 선생님들의 숨은 노력마저 뭉개지 않았으면 한다.

어버이 없는 자식이 어디 있으며, 가르침을 받지 않고 어른이 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누워서 침을 뱉으면 자기 얼굴로 떨어지는 것처럼, 선생님을 경시하는 풍조는 제자에게도 국가에게도 이익이 없음을 깊이 숙고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24-85

Nikkor AF-S 24-85 3.5-4.5G ED

사용기

28-85

Zoom-NIKKOR 28-85mm 1:3.5-4.5

사용기

25-50

Zoom-NIKKOR 25-50mm 1:4 MF 렌즈.

사용기

2005년 11월 7일 월요일

20개월에 필름 60롤.

2004년 3월부터를 굳이 시작으로 삼자면, 약 20개월 되었나 보다. 아버지 카메라 들고 나들이를 시작했던 게.

평균으로 치자면, 1달에 세 롤 정도의 수준이니 다작은 고사하고, 겨우 취미로 한다고 할 정도는 달성했는 지도 모르겠다. 그 기준이라는 게 참 애매해서 몇 롤 이상 찍어야 취미로 사진을 찍는다고 돌아다닌답시네... 하는 건 없어도. 그래도 한 주에 한 롤은 찍은 셈이니, 나름 면피는 했다고 믿어 볼란다.

어쩌다 이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게 됐는 지는 몰라도... 한 번쯤은 새벽잠을 털어내면서 먼 길 다녀 오기도 하고. 워크ㅤㅅㅑㅍ 가서 밤새 술먹고 포커친 끝에도 일출을 찍어야 한다고 새벽에 숙소를 빠져 나오기도 하고.

60롤이면... 보통 36방 필름을 썼으니까 한 2000장 정도 되겠다. 디지털이라면 하루 정도 소위 출사라는 걸 다녀오면 만들 수 있는 양일지 모르겠지만..... 연말까지는 짬짬이 집에서 맘에 드는 사진들 찾아서 홈페이지에 조그만 전시회라도 열어 볼까. 그런데, 20장은 건질 수 있을까? ^^;;;


스캔 끝났다. 이제 자야지.

MF 렌즈 씨가 말라간다...

D200의 출시가 임박하고부터, MF렌즈로 측광이 된다는 기대에 다들 MF렌즈들부터 사재기 하는 모양이다. 예전에는 몇 주가 걸려도 나가지 않던 MF 렌즈들이, 나오는 족족 사라진다. 덩달아 가격도 오를 추세다.

참.. 웃긴다. MF 렌즈를 사용할 수 없는 기종들이 판을 칠 때에는, MF로 결혼식장 사진이라도 찍어 줬다고 하면 어찌 그런 무모한(!) 짓을 하느냐는 식의 말을 하던 사람들이. 정작 자기가 쓸 기회가 생기니 바디도 출시되기 전에 MF렌즈 사재기라.

1.5배 크롭바디에서 스플릿도 아닌 스크린으로 포커스 맞추다가 금새 지쳐서 또 장터에들 내 놓겠지... 1년쯤 후에는 다시 MF렌즈가격의 폭락이 일어날 지도.


어딜가도,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은 있는 모양이다. 모나지 않게 살아야 되는 데... 그게 참 잘 안 된다.

2005년 10월 11일 화요일

즐겨쓰는 필름들

필름이야기.

처음으로 F3를 들고 나가서 끼운 필름은, 아마도 기억에 국민 필름으로 분류되는 후지 오토오토200이었을 것이다. 2001년 쯤에 드라마 클럽 모임에 처음으로 들고 나갔었지만 당시 필름은 제하고, 다음에 장흥 간다고 성주하고 들고 나갔다가 필름이 감기지 않은 필름도 제하고. 엉뚱하게 첫 필름은 아는 사람 돌잔치에서 꺼내 들었었다. 실내 촬영이었고 스트로보조차 없었음을 감안하면 참 겁도 없고 무모한 행동이었다. 결국 필름은 약간의 흔들림들 덕에 본인에게는 건네주지조차 못 했지만...

내가 써 봤고, 즐겨 쓰고 있는 필름들의 리스트. 저감도 - 고감도 순으로.

Negative


후지 리얼라 100

누가 토를 달겠냐 싶을 정도로 네가티브에서는 유명한 필름. 깨끗하고 고운 입자와 고운 색감이 마음에 든다. 다만 가격이 좀 비싸고, 필름 스캐너로 스캔했을 때는 약간 노랑과 초록 사이의 기운이 유난히 많아 보인다. 산 찍을 때 참 좋다.




코닥 프로이미지 100

리얼라를 따라잡을 필름이라고 해서 유명세를 탔다. 가격이 저렴하고, 사진도 잘 나와서 부담없이 들고 나가는 필름. 주머니나 차 안을 뒤져 보면 어디서든 한 통은 꼭 나온다.








코닥 NPH 400

최강의 전천후용 필름. 400임에도 불구하고 입자가 매우 곱다. 오토오토200보다 입자가 더 고운 듯. 셔터 속도를 확보하기 어려운 실내 사진에서는 100만점 짜리. 주광에서는 셔터 스피드가 너무 빨라져서 문제가 되기도 하는 데, 사실 조리개 최대 개방을 그다지 즐겨하지 않아 나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날이 조금이라도 흐리면 꼭 챙겨 나가는 필름.





Positive


후지 벨비아 50

정작 그리 자주는 쓰지 못했다. 필름의 최고봉이라 꼽히는 명품. 컨트라스트가 유난히 강하게 나와서, 알록달록한 이미지를 벌건 대낮에 찍으면 숨막힐 듯 화려한 색감이 나온다. 소위 벨비아 색감이라는 말을 만들어 낸 장본인.

실제로는..? 50이라는 필름 감도 때문에 쉽게 사용할 수 없다. 특히나 나처럼 최대 개방 3.5 정도의 헝그리 렌즈군을 구비하게 된다면 더더욱. 일출 촬영때 한 번 써 봤고, 흐린 날에 들고 나갔다가 셔터 스피드 확보에 애를 먹었던 필름. 정말 쨍한 날에 들고 나간다 해도 그늘에서 조리개 조이기가 쉽지 않아 선뜻 손이 안 간다. 그래도 항상 냉장고에는 2통 이상 보유.




후지 벨비아 100

전 세계적으로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필름. 벨비아 100F가 아니다. 벨비아 100F가 벨비아 50에 비해 안 좋은 평을 받고 있는 데 반해, 100은 50의 후계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아직 써 보지는 못 했고, 현재 F3에 한 롤 물려 있다.





코닥 E100G, 코닥 E100GX

코닥 프로페셔널 시리즈 중 100G. 적당한 컨트라스트와 풍부한 색깔이 일품이다. 개인적으로 인물/ 풍경 사진에는 참 많이 들고 다녔다. 벨비아 100과 함께 내 주력 슬라이드의 자리를 경쟁하고 있는 필름.


코닥 E100VS

벨비아와 함께 강한 컨트라스트로 슬라이드 필름계를 평정하고 있는 필름. 벨비아 50에 비해 상대적으로 셔터 스피드 확보에 여유가 있다. 강한 컨트라스트가 일품. 자연 풍경은 그냥 밋밋해 보일 수도 있으나, 꽃이나 단풍등을 찍어 보면 역시 장탄식이 나온다.

낮에 측면광으로 사람 얼굴을 찍으면 아수라 백작이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 개인적으로 낮에 사람 찍으러 갈 때는 안 들고 다님.



코닥 E200

E200. 슬라이드 필름에서는 고감도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프로비아를 몇 번 써 보았지만 그 거친 입자에 재미를 별로 보지 못했고, E100 시리즈를 +2 push 해서 찍어 보기도 했지만 역시 너무 강한 컨트라스트와 강조된 빨간색으로 인해 평소에 사용하기는 무리.

E200은 적당한 셔터 스피드가 확보되면서도 고운 입자와 E 시리즈다운 풍부한 색감이 좋다고 한다. - 즉, 나는 아직 써 보지 않았다는 말이다. 증감 현상도 자유로와서 800으로 +2 push해도 계조의 변화가 크지 않다고 한다.

어서 날 흐린 날에 들고 나가서 한 번 찍어 볼 일이다.


후지 프로비아 400 F

써 보고 실망한 유일한 필름. 고감도가 필요해서, 결혼식 때 사용하려고 사 두었던 필름이다. 주광에서 찍어도 선명하게 보이는 그레인들이 영 눈에 거슬린다. 그런 효과를 의도하고 찍으면 상관없겠지만 왠지 슬라이드에서의 그레인은 내게는 부담스러웠다.

2롤인가 찍고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아마 지금 필름박스에도 없지 싶은 데.. 있으명 얼렁 소진해야 할 필름.





Black and White


일포드 HP5Plus

흑백을 찍고 싶었다. 코닥하고 후지는 질렸다. 흑백 전문 필름회사에서 만들었단다. 그래서 미련없이 들고 나왔다.

사실, 흑백은 이것 하나밖에 써 보지 않아서 뭐라 말하기가... 전반적으로 선명한 이미지. 1600으로 증감현상했을 때도 쨍한 듯 살아나는 선명함이 인상적이었다. 그레인은 보통 400정도하고 비슷한 것 같고.
(흑백 증감현상으로는 사람 얼굴을 찍지 말자.)

우중충한 날 시내를 담고 싶을 때 들고 나갔던 필름.




또.. 무슨 필름을 써 볼까?

Nikon

남자라면 니콘! 이라고 하면 좀 그럴까.

일본의 광학기기업체. Nippon Kokaku의 약칭이 Nikon이 되어 버렸다. Consumer Product로는 RF카메라부터 SLR카메라,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 DSLR등 대충 카메라 종류는 다 만든다.

내게는 그 중 F3와 몇 가지의 렌즈가 있다.


좋은 사진을 만들어 주는 믿음직한 장비들.

나의 장비

니콘 클럽

Contax

Pentax의 아류라는 희한한 소리까지 들어가며 온갖 수모를 다 견뎌내더니. 결국 Kyocera와의 합병 이후 Contax 브랜드는 단종되어 버렸다.

나는 G1밖에 써 보지 못하였지만, 독특한 색감을 만들어 주는 Carl Zeiss렌즈와의 조합으로 매니아층에 인기가 많았던 브랜드. 지금도 Aria, N1, NX, ND, G1, G2등 다양한 제품들이 중고장터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 중 N 시리즈는 써 보지 못하였으나 구미가 당기는 제품.

내가 써 본 Contax

콘탁스 클럽

2005년 10월 10일 월요일

Nikon F3hp. 아버지의 카메라



Nikon F3HP. 아버지의 카메라.


그러고 보면 집안 내력인 셈이다. 뭔지 모를 기계들에 함뿍 빠져서 사고 바꾸고 써 보는 일들. 기억에 나 철들기 전서부터 우리 집을 거쳐간 카메라 기종이 최소 5개 정도는 되는 것 같고, 이름 모를 오디오 기종들도 아마 그 이상은 되리라 싶다. 요새 말로 얼리어답터라고 불리는 이 기계 사랑은 아버지때부터 대를 이어 온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지금은 우리집을 거쳐갔던 카메라들 중 기억나는 장비 이름이 불행히도 이 놈 뿐이다. 아마 올림푸스에서 나왔던 슈터형 길쭉한 모델이 하나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렌즈 교환형 카메라가 하나 더 있었는 게 그게 니콘인지 캐논인지 혹은 펜탁스인지 지금으로썬 확인 불가. 다만 아버지가 모든 카메라들을 참 애지중지 다루셨다는 기억만 남았다.

카메라를 먼저 만지기 시작한 건 동생이었다. 내가 지금 좋아하는 많은 것들은 거의 대부분 승환이의 도발로 시작한 것들이다. 군대가기 전이던가, 아버지 카메라를 들고 휘적휘적 다니기에 그러려니 했는 데, 사진이 제법 잘 나왔더랬다. 그 카메라를 다시 내가 손에 쥐었던 게 2004년. 혹은 2002년. 2003년에 찍은 필름을 2004년에 인화한 듯한 기억이 있다.

태어난 지 10년은 족히 넘었을 법한, 19로 시작하는 시리얼을 가진 제품이다. F3에 관련된 스펙은 http://www.mir.com.my/rb/photography/hardwares/classics/nikonf3ver2/index.htm 를 참조하시도록. 재미없는 기계적 특성들은 되도록 여기 적지 않겠음.


지금 나의 주력 장비. 이제 겨우 1500 장 정도 찍었나 보다. 그 중 맘에 드는 건 100여장 정도?

Nikon F80D



내가 아는 바로는 F6 나오기 전까지 가장 최신형 AF SLR 바디인 놈이다. 8년마다 나온다는 Nikon 의 단자리수 Flagship 모델. 그 중 F5가 출시되었고, 그 마이너 버전격인 F100이 나오고, 다시 양산형으로 F80이 출시된다. 그러니 굳이 따지자면 F5-F100-F80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인 셈이다.

기능에 따라 몇 가지 세부모델로 구분된다. F80은 기본 버전. 데이타 백이 붙어 있는 F80D, 필름의 컷 사이에 촬영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F80S. 내가 가지고 있었던 모델은 F80D이다.

F80D를 사용했던 가장 단순한 이유는 AF였다. 망원렌즈를 사용하려 하다 보니 아무래도 Manual Focus로는 감당할 수 없었고, 성주가 MF 카메라를 사용하기 꺼려했기 때문에 어디 나가서 사진이라도 찍을라 치면 성주 혼자 심심해 하는 게 안스럽기도 했다. 조리개, 셔터 속도 아무 것도 신경 안 쓰고 P 모드에 놓고 누르기만 하면 사진이 되어 주는 카메라. 그게 필요했었다.

사실, F80은 MF 렌즈를 사용하던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기종이다. 기본적으로 최신의 기능을 저가형으로 만들다 보니 MF렌즈의 지원이 빠져 있다. MF렌즈를 마운트해서 사용할 수는 있지만, 노출계가 동작하지 않아 적정 노출을 확인할 수 없다. 상위 기종인 F100과 F5는 MF렌즈를 지원하지만 그 가격이 당시 3자리 수였기 때문에 제외. F90시리즈가 MF/AF 렌즈를 모두 지원하지만 반대로 최신렌즈들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목록에서 제외. 이렇게 해서 만난 게 F80D였다.

F80을 쓰면서 만족했던 것들은...

- 정확한 AF. 니콘 카메라니까..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 다양한 기능. 입문형 SLR임에도 불구하고 없는 기능은 없다. 심도 미리보기, 스팟 측광등의 기능은 동급 모델에서는 찾아 보기 쉽지 않은 기능이다. 비록 나는 잘 안 쓰지만.. ^^;;

- 내장 플래쉬. 간편하게 사용하기엔 딱이다. 야간 촬영에도 유용했지만 주간의 필 플래쉬로 아주 잘 썼었다.


단점이라면 딱 하나, MF렌즈를 사용할 수 업었다는 것. 내 꿈의 카메라를 F100 으로 만든 이유 중의 하나다.

그 외에 세로 그립 사용시 세로 셔터가 없다는 게 불편함으로 꼽히기도 하는 데.. 나는 세로 그립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므로 문제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다.


AF의 즐거움을 함뿍 맛보게 해 줬던 카메라였다. 다만 필름카메라라는 것에 성주가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내가 한참 들고 다니다가 결국 처분해 버렸다. 지금은? AF 필름 바디로는 F100을 꿈꾼다.

조리개, 셔터 스피드, 필름 감도.

노출.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좀 더 좋은 사진을 찍어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처음 만나게 되는 단어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소위 똑딱이 카메라로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다가, 고급 기종이란 놈을 만나고 나면 노출을 조정해 줘야 한다고 하는 데, 이게 노출을 조정하려다 보니 필름 감도, 조리개, 셔터 스피드의 세 가지가 묘하게 뒤엉켜서 참.. 무슨 말인 지 영 헷갈린다. 간단히 정리해 보자.

< 사진 >

사진은 결국 빛을 필름면에 닿게 해서, 필름을 감광시킴으로써 렌즈를 통한 화상이 필름면에 맺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어릴 적 과학시간에 청사진 놀이를 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니 그것과 동일한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필름에 얼마나 많은 양의 빛을 쏘아 주었는가, 또 그 빛의 양이 필름의 감광에 충분한 양이었는가 노출에 대한 관건이 되겠다.

필름에 맺히는 빛의 양으로 조절하는 카메라의 기계적 장치가 조리개와 셔터이며,

그 빛을 받은 필름이, 얼마나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가를 결정하는 게 필름감도이다.


< 조리개 >

필름면에 들어오는 빛의 면적을 결정한다. 사람의 홍채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어서 빛이 들어오는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조리개가 열린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수치로 표현하는 데, 2의 제곱근 ( 약 1.2 ) 의 배수를 한 단위 (스톱)으로 정의한다. 조리개 수치는 이 숫자의 비율로 표시한다. ( 1: 1.4 혹은 1/ 1.4 )

단위 : 1 > 1.4 > 2.8 > 5.6 > 11.2 > 22.4 .... ( 단위는 면적 )

통상 10단위 이상으로 올라가면 소숫점 아래는 표시하지 않는다. 이 단위는 빛이 들어오는 비율을 계산하는 데 사용된다. 즉, 1:1.4는 1:2.8에 비해 2배의 빛이 들어온다는 이야기.

각 단위를 한 스톱이라 부른다.

< 셔터 스피드 >

조리개가 빛이 들어오는 양을 결정하고 나면, 셔터는 그 빛이 필름에 노광되는 시간을 결정한다. 셔터 스피드는 말 그대로 시간의 단위이다. 필름을 1초간 노광시킬 지 1/500초 동안 노광시킬지를 결정한다. 2의 배수를 한 단위(스톱)으로 사용한다.

단위 : 1초 > 1/2 > 1/4 > 1/8 > 1/16 > 1/32 > 1/64 > 1/128 ...

통상 10단위 이상 올라가면 10단위 및은 버리므로, 카메라의 셔터 스피드는 다음과 같이 표기된 경우가 많다.

단위 : ... 1/8 > 1/16 > 1/30 > 1/60 > 1/120 > 1/250 > 1/500 ... (초)

마찬가지로 각 단위를 한 스톱이라 부른다.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의 관계>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의 조합은, 필름에 비칠 빛의 양을 결정한다. 터 스피드와 조리개의 단위가 공통으로 한 스톱인 것에 주목하라. 둘의 단위는 공통이다. 따라서 조리개를 한 스톱 여는 것과, 셔터 스피드를 한 스톱 낮추는 것은 동일한 양의 빛의 증가를 가져온다. 다음은 동일한 빛의 양을 노광시키는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의 조합이다.

F1.4, S1/500 = F2.8, S 1/250 = F5.6, S1/125 = F11, S 1/60 = F22, S 1/30

그렇다면, 조리개를 1.4에 맞추고 셔터 스피드를 1/500에 맞춘 사진과, 조리개를 22에 맞추고 셔터 스피드를 1/30에 맞춘 경우의 사진은 동일할까? 빛의 양으로만 보면 그렇다. 동일한 양의 빛이 필름에 맺히므로 필름이 노광된 양은 동일하다. 하지만 빛이 비춰진 시간이 틀리므로, F1.4, S1/500으로 찍은 사진은 모든 사물이 정지된 상태로 찍힐 것이고, F22, S1/30으로 찍은 사진은 사물의 움직임이 필름에 나타날 것이다.

정리하자면, 사진을 찍는 행위는 얼마만큼의 빛을 얼마만큼의 시간동안 필름에 노광시킬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 되겠다.

<필름 감도>

크기, 감도, 색깔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필름이 존재하는 데, 여기서는 필름의 감도만 고려해 보자. 다시 어릴 적 청사진 놀이로 돌아가 보면, 청사진에 동전을 올려 놓고 동전의 상이 맺힐 때까지 수분을 기다려야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청사진은 빛의 상이 맺힐 때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며, 이는 빛에 대한 감도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용 필름도 다양한 감도가 존재하며, 이 감도도 빛의 양을 조절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 느린, 둔감한 / 빠른, 민감한 ---->
ISO 50, 100, 200, 400, 800, 1600, 3200

정리하자면, ISO 200의 필름은 ISO 100의 필름보다 절반의 빛으로도 같은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ISO 200, F5.6, S125 의 조건은 ISO 100, F5.6, S500 의 조건으로 같은 사진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Zoom-NIKKOR 25-50mm 1:4 MF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렌즈고, 지금도 나의 주력렌즈다. F3에 항상 물려 놓고 다니는 렌즈.

처음 아버지 카메라를 만나게 되었을 때는 FM2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카메라인 줄 알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FM2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아버지 쓰시던 카메라를 꺼내 보고 FM2가 아니었기에 실망했던 때도 있었으니.. 나중에야 FM2는 보급기고 F3가 Flagship 모델이라는 걸 알고 또 얼마나 뿌듯해 했던 지.

이 렌즈도 마찬가지 곡절을 겪었다. 몇 군데 사진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니 50mm 단렌즈가 명기라고 나오는 데. 더구나 최대개방 조리개 수치가 낮은 게 좋은 거라는 데. 이건 광각인 건 알겠는 데 F4라니.. 실망. 거기에 무게는 어찌나 무거운 지 F3에 마운트시켜서 반나절만 들고 다니면 어깨가 빠질 듯 저려온다. 크기도 커서 72mm 필터 사려니 고역이겠다... 했는 데. 사진을 찍어 보고 그 맘을 일단 고쳐 먹게 된다.

이 렌즈는 각 렌즈 리뷰 사이트에서 4.5/5.0 정도는 기본으로 쳐 주는 좋은 렌즈이다. 25-50이라는 묘한 화각 탓인 지 오래 생산되지 못하고 단종되었지만, 사진 하나는 정말 좋다. 광각에서의 왜곡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으며 선예도도 좋다. 몇몇 사이트에서는 25mm부터 50mm까지 26개 단렌즈를 모아놓은 렌즈 라는 극찾을 받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이 렌즈를 쓰면서 무게 외에는 큰 불편함을 느낀 바 없다. 25-28mm 영역에서 비네팅이 나타나기 때문에 거의 28mm에서 멈추고, CPL등의 두꺼운 필터를 쓸 때 조금 더 신경이 쓰인다는 정도일까.

이 렌즈는... 내가 MF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다.

Zoom-NIKKOR 28-85mm 1:3.5-4.5

내 F3의 바디캡 역할을 한 동안 담당해 줬으면 하는 친구.



광각줌인 25-50으로는 아무래도 풍경은 적당하지만 전천후 줌으로 사용할 수는 없었기에, 표준 줌을 찾아 헤메인 지 오래. 충무로에서 황당한 가게도 한 번 만나는 등 몇 번의 우여 곡절 끝에 멀리 전라도에서부터 내게로 온 렌즈이다.

mir.com.my 및 Nikon Compendium에 따르면, 3.5-4.5의 가변 조리개가 최조로 적용된 줌렌즈이며, 광각부터 준망원을 커버하는 최초의 줌렌즈로 기록된다. 이 렌즈 이전의 렌즈들은 24 혹은 28mm로부터 시작하기는 하나, 모든 렌즈들이 50mm 이하로 내려가는 광각 줌이었으며, 또한 모든 렌즈들이 전 영역에 걸쳐서 고정 조리개 수치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굳이 말하자면... 전천후 줌 렌즈의 지평을 연 최초 모델이라 할 수 있겠다.

아울러 1:3.4 정도되는 간이 매크로를 가지고 있어서 매크로 촬영에도 좋단다. 나는 매크로 촬영 뭐.. 할 일이야 있겠냐 싶다만.

렌즈에 대한 평가는 많지 않아 알 수 없다. 이 렌즈는 MF가 AF로 바뀌고 있던 딱 그 시기쯤에 발매되었다고 하며, 동일한 구성의 AF렌즈로 적용되면서 단종되었다고 한다. 다만 AF렌즈는 구동부만을 제외하면 렌즈 구성 및 광학적 특성이 MF와 동일하다고 하며, 당시 AF로 재구성된 28-85 렌즈는 모든 기자들의 F4에 물려 있었다고 하니 전천후 줌의 위력이 대단했을 거라고 추정할 뿐이다.

AF렌즈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후한 편. 재미있는 건 매크로 영역에서는 AF가 동작하지 않는다. 당시 몇몇 AF렌즈들 중 간이 매크로는 MF로 조작하게 되어 있는 모델들이 있단다.

오늘 몇 장 찍어 놓고 보니... 망원영역에서는 핀쿠션 디스토션이 약하게 보인다. 무시해도 좋을 정도라고 생각되고, 광각으로 내려가면 35mm정도부터 배럴 디스토션이 나오기 시작해서, 28mm까지 가면 약간 심해진다. 하지만 전에 사용하던 AF-S 24-85G에 비하면 망원이나 광각쪽 모두 매우 훌륭한 수준. 24-85G는 광각, 망원 모두 눈에 확 뜨일 정도의 왜곡이 있었다.

이젠... 잘 찍는 일만 남았다.



재미있게도, 250000이라는 시리얼을 가지고 있다. 꼭 누가 맞춰주기라도 한 양 정확히 숫자가 떨어져서 참 묘하다. 처음 받았을 때는 누가 장난친 건가 싶기도 했으니까.

05/11/10

2005년 10월 9일 일요일

조리개 값과 셔터 스피드의 관계.

조리개값과 셔터 스피드의 관계를 직접, 이해하기 쉽도록 만든 사이트.

http://www.photonhead.com/simcam/

3개의 항목이 보이는 데, 첫번째는 셔터 스피드/ 조리개 값의 비교. 두번째는 필름 스피드에 대한 비교. 세번째는 셔터 스피드에 따른 손떨림의 영향에 대한 비교.

재미 삼아 한 번 들어가 보시길.

Nikkor MF 28mm F3.5 non-AI



니콘 MF 광각렌즈의 최고봉을 꼽으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MF 28mm F2.8을 꼽을 거다. 왜곡없는 시원한 화각에 최대 근접촬영거리 20cm. 매크로 기능은 없지만 그 정도면 간이 매크로급으로도 손색이 없고, 더구나 20cm의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는 28mm 의 광각은 참 재미있는 화면들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물론, 그만큼 렌즈 가격도 비싸다.

꿩 대신 닭으로 찾은 렌즈가 28mm F3.5렌즈. 조리개 수치만 낮을 뿐 같은 28mm라는 믿음으로 구했다. 결정적으로 가격이 엄청나게 쌌다.사실 25-50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25mm, 28mm, 50mm의 세 영역에서만 사용했기에, 차라리 28mm와 50mm 단렌즈 두 개를 들고 다니는 게 내 어깨 건강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찾아다녔던 렌즈다.

이 렌즈는 Pre-AI렌즈이다. 니콘의 렌즈들은 렌즈의 조리개 정보를 카메라에 전달해 주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을 가지고 있는 데, 그 중 하나가 ai이다. 이 렌즈는 ai기능이 적영되지 않은 렌즈로써 소위 토끼귀라 불리는 prong을 통해 조리개 정보를 전달한다. 내가 구입한 렌즈는 렌즈 마운트 부분을 깎아 내서 AI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개조된 렌즈이다.

살 때는 몰랐는 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렌즈 안에 약한 곰팡이가 피었다. 사진에는 큰 영향은 없지만 어쨋거나 찜찜한 부분이다. 역광에서 유난히 플레어가 많이 보이는 것도 곰팡이의 영향이 아닐까 싶기도 하긴 한 데.. 청소하러 갈 시간도 없고, 청소 비용이 렌즈 비용하고 비슷할 것 같기도 하고 해서 그냥 쓰고 있다.


사진은. 왜곡이 약간 있고, 역광에서 플레어가 생긴다. 필터를 끼우면 거의 100% 비네팅이 생겼던 걸로 기억한다.

Nikkor MF 105 F2.5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용 렌즈. 물론 이렇게 써 놓으면 85mm F1.4나 105mm F1.8등이 경기를 하겠지만..

나의 세번째 렌즈. 사용 빈도는 약간 떨어지지만 절대로 팔지 않고 고이 간직하고 있는 렌즈이다. 일단 렌즈 상태가 꽤 좋고, 그만큼 결과물이 확실하기 때문에.

흔히 인물용 렌즈로는 85mm, 105mm, 135mm 를 이야기한다. 85mm는 상반신. 105mm는 토르소, 135mm는 얼굴을 위해 사용한다는 게 거의 정석 수준의 이야기고. 나는 개인적으로 망원으로 쓸 요량으로 구입했다. 25-50만으로 사진찍다보니 망원이 궁했고, 그렇다고 200mm급의 망원을 구하자니 내가 200mm나 되는 걸 쓸 일이 있겠나 싶어서 단렌즈로 찾아다니다가 구한 렌즈.

쨍한 선예도가 일품이다. 일부에서는 조리개 최대개방에서 사진이 소프트해진다고들 하는 데, 나는 잘 모르겠다. 지금도 기회 있을 때마다 가방에 꼭 챙겨나가고는 하는 렌즈. 왜곡은 없고, 선예도 좋다. 혹자는 105mm F1.8은 얼굴의 잡티까지 너무 선명하게 나오기 때문에, 인물 사진의 최고봉은 105mm F2.5 라고 얘기하기도 하더라만...


초기 모델은 후드가 내장되어 있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내가 가진 렌즈는 후드 내장형의 신형 AI-S 모델. 포커스링 앞 쪽에 후드가 내장되어 있어서 살짝 밀어내고 사용하면 된다. 포커스링은 나이가 들어서 덜렁거림.

Nikon MF 70-210 F4 series E





곡절이 많은 렌즈. 105mm로 망원이 충분할 거라 생각했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105mm로 먼 놈들을 잡기 위해 망원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는 AF는 백만년 후에나 내 손에 올 거라고 믿고 있었기에 일단 MF부터 뒤졌는 데.. 80-200은 좀 비쌌고, 물건도 흔치 않았고. 그렇다고 200mm를 사자니 고정 초점거리가 부담이 되었다. 잠시 AF를 구경하다 보니 그 가격에 거의 쓰러졌고...



그러다 보니 이 렌즈를 처음으로 e-bay에서 구입하게 된다. 몇 군데 렌즈 리뷰 사이트를 뒤져 본 후 이 놈으로 맘을 굳히고 중고 장터에서 며칠 기다려 봤는 데, 일단 매물 자체가 흔치 않아서 중고가를 정하기도 쉽지 않았다. 거래는 더더욱이 힘들었고.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e-bay로 뛰자 하며 점프.



e-bay에는 생각보다 물건은 많았다. 사진만 몇 개 보고 렌즈 상태 양호한 것 보고 구매 결정. 송료하고 다 포함해서 15만원이 채 안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 렌즈 덕분에 차후에는 e-bay로 렌즈 구매 절대로 안 하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니... 줌 링이 무지하게 흘러내린다. 구형 렌즈는 대부분 회전식이 아닌, 직진식의 줌 링을 가지고 있는 데, 오래 사용하다 보면 줌 링이 헐거워져 가만히 둬도 흘러내리게 마련. 그런데 얘는 흘러내리는 수준이 아니라 떨어지는 수준이다. 놀랬다.



사진.. 기차게 잘 나온다. e-series 렌즈는 저가형이라고들 하는 데 저가형이라는 게 사진도 안 나온다는 말은 아니다. 이 렌즈의 구조는 차후에 AF 70-210에 완벽하게 동일하게 적용되었으며, 다양한 렌즈 리뷰 사이트에서 높은 점수들을 받고 있다.



몇 가지 재미있는 건, 통상 줌링을 밀면 망원으로 가는 게 대부분인 데, 이 렌즈는 줌링을 당겨야 망원으로 온다. 따라서 제일 밀었을 때가 70mm, 제일 당겼을 때가 210mm다. 또 간이 매크로 기능이 있는 데, 이게 70mm영역에서만 작동한다.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 특히 AF만 써 보던 사람들은 매크로 영역으로 가지 않는 걸 보고 당황하기 일쑤다.





잘 쓰고 있었지만... AF로 전환하면서 처분. 파란 듯 쨍한 느낌의 사진들을 내게 주고 갔다.





참고> 거의 모든 Nikon Lens들은 Nikkor 라는 접두어를 가지지만, E-series렌즈들은 Nikon으로 시작하는 접두어를 가진다. 저가형 렌즈들에는 Nikkor라는 이름을 붙여주기 싫어서였을까?

2005년 10월 8일 토요일

Nikkor AF 70-210 F4-5.6



AF로 전환하면서 구입한 렌즈. 아마 망원계 줌 중에 거의 최저가가 아닐까 싶다. 물론 최저가의 지존은 70-300G렌즈가 아닐까 싶지만...

80-200의 경우도 new type, 직진식 등에 의해 여러가지 종류가 갈리지만, 70-210의 경우도 몇 가지 종류가 혼재한다. 70-210 F4, F4-5.6, D type, non-D type 이 복합된 다양한 종류가 있는 데, 지금 사용하는 건 그 중에 제일 하위인 셈이다. non-D 타입에 조리개도 4-5.6의 가변 조리개이니.

전 영역에 걸쳐 간이 매크로가 있다. 최소 조리개 22. 최대 조리개 4. 뭐, 아직까지 전혀 지장없이 사용 중이다. 앞서 series-e 렌즈에서도 설명했듯이 광학적 특성의 같거나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사진은 꽤나 잘 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왠지 mf series-e 의 쨍한 맛은 느껴보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거의 항상 가방에 들어 있는 렌즈 중의 하나.

Nikkor MF 50mm F1.4



음.. kenrockwell.com에서 가져왔는 데, 무슨 렌즈에 후광이 있냐. -_-


얼마 전 처분한 렌즈. 50mm 1.8D와 화각도 겹치고, 사용성도 떨어져서 결국 방출했다. 표준렌즈이기에 뭐,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고들 얘기한다. 나도 많이 들고 다니면서 써 봤고...

50mm를 사용해서 잘 찍었다고 생각이 되는 사진들은, 대부분 피사체와의 적절한 거리를 확보했을 때였던 것 같다. 렌즈의 최대초점거리 5m. 이 거리 안에 피사체를 끌어 들였을 때에는 언제든 찍고 나서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왔지만, 그 밖에 있는 피사체에 대해서는 재미를 보기 힘들었던 것 같은.

더구나 50mm 1.4는 1.8D에 비해 그 서슬퍼런 선예도가 아직도 적응이 되질 않는다.


전면렌즈가, 측면에서 바라 보면 투명하게 빛나던 게 기억난다.

Nikkor AF 50mm 1.8D



처음으로 내 돈 주고 구입했던 렌즈.


F3를 들고 이 놈을 달고 105mm 렌즈를 사러 남대문을 돌아 다니던 시절... 남대문 상가 아저씨의 한 마디에 넘어가서 MF 50mm 1.4와 맞교환을 했던 가슴 아픈 기억이 있는 놈이다. '카메라는 멋진 데.. F3에 AF는 폼이 안 나지?' 이 말에 그냥 냅다 MF로 교체. 결국 MF는 다시 떠나고 AF가 남았다.

50mm 표준 렌즈 중에 제일 많이 팔리는 놈일 거다. 그래서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좋다. 물론 MF와 마찬가지로 피사체에 어느 정도 접근해야 맘에 드는 사진을 남겨준다. 이 친구는 최대 초점 거리가 3m로 더 짧아서, 더구나 조리개도 한 스텝 더 낮으니 MF보다는 조금 더 힘들겠다.

처음으로 인물 사진을 찍은 렌즈다. 드라마 클럽 신입생 환영회. 대학로 뒷골목의 돼지고기집에서, 후배들 얼굴 한 장 한 장 담아 봤더랬다. 나중에 인화해 보고는 그 따뜻해 보이는 색감에 포옥 녹아 들었다. 필름은 국민 필름 오토오토200이었던 것 같은 데, 어쨋거나 그 사진이 풍기는 포근함이 참 좋았더랬다. (굳이 말하자면 최대 개방에서 MF 50mm 1.4 보다 소프트하다는 말일 수도 있겠다. )

안으로 쏘옥 들어가 있는 대물렌즈가 앙증맞다. 가볍고 부담없이 나갈 때 얹어주는 렌즈.

2005년 10월 7일 금요일

Nikkor AF-S 24-85 3.5-4.5G ED



F80D와 함께 구매한 렌즈. 역시, F80D의 문제는 MF 렌즈들을 함께 사용할 수 없다는 데 있었다.


F80D의 구입목적은 성주가 재밌게 사진을 찍게 하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렌즈도 표준계 줌렌즈를 찾게 된다. 표준계 줌 렌즈라 하면 역시 35-70 F2.8이나 24-85 F2.8을 찾는 게 보통인 데, 역시 가격이 만만치 않다. 며칠 뒤져 보다가 kenrockwell.com의 리뷰에 혹해서 (리뷰는 스스로 참조해 보시길) 이 렌즈를 구입하게 된다. 당시에도 쌌지만, 지금도 G렌즈라는 것과, 비교적 높은 조리개 수치때문에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렌즈.

AF-S 렌즈이다. 초음파 모터가 렌즈를 둘러싸고 있어서, 모터의 구동없이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아울러 A 모드에서 구동되고 있어도 포커스 링의 조절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AF 속도는 뭐.. 환상이다. 반셔터 잡는 순간 피사체 고정이다.

ED 렌즈도 들어 있다. ED렌즈는 색수차 보정을 위해 니콘에서 제작하는 렌즈이며, 아마 순수 석영으로만 제작되는 렌즈로 알고 있다. ( Nikon Compandium을 다시 뒤져 봐야겠군...)

G렌즈이다. 초기의 G렌즈는 조리개 링이 없는 저가형 모델로 나왔으나, 지금은 가격대적 특성은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단순히 조리개 링이 없어서 MF 지원 카메라에 대한 backward compatibility가 없다는 정도.

특별한 불만 없이 사용했던 렌즈이다. 화각도 표준계 줌으로는 넉넉해서, 광각부터 반신샷까지 자유 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광각/ 망원으로 가면 갈 수록 왜곡이 심해진다. TV 화면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몇 번 테스트해 보았는 데, 광각/망원영역으로 줌 링을 돌려보면 왜곡의 정도를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그닥 신경 쓰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광각에서 기둥 휜 사진 보면 정이 조금 떨어진다.


그 가격대에, 그 성능이면 최고라 할 만한 렌즈. 지금은 내 손에 없다.

2005년 10월 6일 목요일

Nikkor AF-S 18-55 3.5-5.6G ED/DX



1.5배 크롭이라는 놈을 처음 만났다. 렌즈는 매우 가볍다. 가짜 AF-S라는 오명을 쓰고 있지만 전반적인 AF 속도는 만족스럽다. 환산 화각은 1.5를 곱하면 되니 직접 곱해 보시고...

역시 D50과 함께 장난감스럽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저 렌즈캡처럼 끼워 놓고 전천후 렌즈로 사용 중. 망원쪽보다는 광각쪽 왜곡이 더 심하니, 되도록 광각으로 놓고는 사람을 항상 중앙에 놓고 찍어주실 것. 얼굴이 퍼져 나온다는 원망을 피할 수 있다.

2005년 10월 5일 수요일

Nikon D50



아는 사람들의 D70, D100들을 비롯해서 몇 몇 D-SLR들을 만져볼 기회가 있었지만, 고가의 장비들임에도 불구하고 필름이 들어가 있지 않어서인지... 항상 부담없는 장난감같은 느낌으로 D-SLR을 만나게 된다.

부담 없이 쓰기에 딱 좋은 기종이라고 생각됨. 특별히 모난 곳 없고, 가볍고... MF렌즈가 측광이 안 되서, Manual로 밖에 찍을 수 없다는 불편함을 제하고는 괜찮다.


편하게 들고 다니기 좋은 기종.

Contax Planar 2/45 T*



지금껏 써 본 렌즈 중 최고의 렌즈.


칼 자이즈 렌즈들은 그 특유의 색감과, 빨간색 T*코팅으로 유명하다. Contax G1에서 사용되는 G 시리즈 렌즈들은 모두 칼 자이즈 렌즈들이며, 그 중이 45mm렌즈는 참.. 대단하다.

렌즈를 처음 보면, 영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대물렌즈도 그러하거니와, 필름쪽 렌즈도 SLR용과 달리 툭 튀어 나온 부분이 초롱초롱한 게 기분이 참 좋다. ( RF용 렌즈는 거울이 필요없는 구조때문에 필름쪽 렌즈의 구성이 자유롭다고 한다. )

더구나 전면에 빨갛게 찍혀 있는 T* 마크! 기껏 비싼 돈 주고 필터를 구했어도, 저 마크가 가려지는 게 아쉬워서 필터 안 끼우고 다니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고 들었다.


AF의 구동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바디에서 크랭크로 전달되는 구조라 소리가 좀 나고 시끄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Contax G 시리즈의 특성상 조리개 값이 뷰 파인더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항상 찍기 전에 조리개 값을 확인하고 뷰 파인더에 눈을 대는 게 습관이 되어야 하겠다. 물론 익숙해 지고 나면 손끝에 감이 올 수도 있다. ^^


사진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 최고이다. 대체 렌즈에 무슨 짓을 해 놓은 건 지 모르겠지만, 실내부터 야외까지 맘에 들지 않는 사진이 별로 없었다. 칼라면 칼라, 흑백이면 흑백, 슬라이드면 슬라이드. 모두 편하게, 부담없이 찍어도 작품을 만들어 주었던 렌즈이다. 특히 2.0이라는 밝은 조리개값과 RF라는 특성은 실내에서 특별한 조명 없이도 1/30정도의 셔터 스피드는 무난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무슨 말이 필요하랴. 최고의 렌즈. 기회가 된다면 G1과 함께 다시 구해 보고픈 렌즈이다.

아울러, G28하나 구해서 스냅샷 찍으며 돌아다니는 상상도 덤으로.

2005년 10월 4일 화요일

Contax G1



Contax G1.

F3 하나만으로 꿋꿋이 버텨오던 어느 날, 카메라가 도대체 어떤 게 있나 구경을 시작하게 된다. 몇몇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던 중 Bessa 시리즈들이 저렴하게 시장에 풀려 있는 걸 발견하고, 세상엔 SLR과 똑딱이 외에 RF 카메라라는 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RF 카메라 - Range Finder 카메라의 약자. 소위 똑딱이처럼, 대물렌즈와 대안렌즈에 맺히는 상이 일치하지 않는다. 상단의 2개의 창을 통해 들어온 화상을 이용해 촛점을 조절하고 찍는 카메라.


사실, RF 카메라는 초기 금군의 관심대상은 절대로 아니었다. 이미 SLR 하나로 잘 쓰고 있으며, RF는 대부분 스냅샷용으로 사용된다는 편견탓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RF계열들은 렌즈 교환식이라고 해도 망원쪽 렌즈들이 거의 없다. 더구나 대물렌즈의 상과 대안렌즈의 상이 다르기 때문에, 망원렌즈를 만들어 줘도 뷰파인더로 찍힐 상에 대한 추측을 하기가 어렵다.

내가 G1을 선택할 당시 중요하게 생각했던 기능들은,

1. 컴팩트할 것 - F3에 25-50렌즈만으로도 어깨가 휜다.

2. 찍기 쉬울 것 - 오토 브라케팅, DX 코드 지원

3. 사진이 잘 나올 것 - 카메라니까.. 당연히!

들이었는 데, 우선 3번을 제외하고는 거의 불만족 수준이었다. 하지만 결과물들은 역시 콘탁스라는 말을 할 만큼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G1을 쓰면서 불만족스러웠던 점.

1. 크기. 무게, 재질

F3만큼 크고, 또 그만큼 무겁다. 재질도 흠집에 매우 취약한 구조라 사용하는 사람을 신경증 걸리게 하기 딱 좋다. 나는 소프트 케이스로 감싸고, 그 위에 다시 커버를 하나 더 씌워서 사용했었다. ㅤㅅㅑㅍ에서 몇 번 만져보긴 했었지만, 직접 마운트해서 들어 봤을 때의 무게는 만만치 않았다.

2. 찍기 어려움.

오토 브라케팅은 좋았다만. 통상의 수동 RF 카메라와 달리, AF RF 카메라라는 묘한 태생인 G1은 뷰 파인더로 촛점이 맞았는 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MF RF카메라들은 소위 이중합치식 영상이라는 걸 이용해서 원하는 부분에 촛점이 맞았는 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Contax G1의 경우는 뷰파인더에 맺히는 상은 그저 5000원짜리 1회용 카메라들의 뷰파인더와 구조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접사나, 근접촬영시에는 결과물에 대한 구조적 불신이 초래된다.


하지만, Carl Zeiss T* 마크가 주는 뿌듯함은 대단한 것이었고, 또 45mm 테사 렌즈가 보여주는 결과물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에, 거진 반년 가까이 충실하게 내 가방 속에 함께 했던 카메라다. 차후에 다른 포스트에서 G45 렌즈에 대해 언급하겠지만, 마치 투명한 듯 보이는 그 렌즈는 지금까지도 내 기억속에 가장 예쁜 사진들을 남겨 주었다.


나중에 스냅샷을 찍고 싶어질 때가 생기면, 꼭 다시 사용하고 싶은 카메라 0순위.

2005년 9월 25일 일요일

개똥이

지하철 1호선 으로 유명한 김민기씨의 초기작으로 기억.

윤도현씨가 개똥이 역을 맡았던 예술의 전당 초월극장에서 만남. 제발제발 이라는 노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환경극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으나 김민기씨의 성향으로 인해 한동안 공연금지를 당하고, 문민정부 시절에 해금된 작품. 실제로 제발제발의 경우 국내 교육실정을 비판하는 곳으로 대학가에서 불렸던 것으로 알고 있고.

마지막의 개똥이 날아가는 부분이 뭔가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한다면 꼭 보고 싶은 뮤지컬.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영국식 코미디 SF.

영화를 먼저 보실 분들은 대사가 너무 길어 자막 읽다가 세월 다 갈 지도 모르니 꼭 책을 한 번 읽어 보고 가실 것. 인간이 지구에서 세번째로 영리한 종이라는 걸 깨닫게 해 주는 즐거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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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20일 화요일

인스탁스 미니

후지에서 나온 즉석 카메라.



폴라로이드 시리즈만큼 다양한 맛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 하지만, 충분히 즐거운 사진들을 만들어 준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건 인스탁스 미니 55i. LED가 깜박거리는 것도 귀엽고, 단순하긴 해도 노출 보정 기능도 있고, 이중 셀프 타이머도 있어서 사용하기 편하고 즐겁다.

새로 만난 사진의 재미.

2005년 8월 25일 목요일

책들.



승환이가 미국에서 보내준 책을 받았다. 장장 네 권. 어찌 다 읽을까 걱정했는 데... 그림 반 글 반이라 아주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

네가티브는 내일부터 시작. N.GEO에서 나온 책은 지하철에서 읽어 줘야겠다. 나머지 두 권은 집에서 슬슬 읽으면 될 것 같고...

그리고, 금동. 앞으로 뭐 보낼 일 있으면 (뭐 그럴 일이야 있겠냐만, ) 회사로 보내라. 우체국 아저씨가 경비한테 맡길려고 갔는 데, 미국서 온 거라구 불안해서 못 맡아 준다고 해서 2번 배달 시도 후 우체국으로 회송. 덕분에 1주일 내에 안 찾아 가시면 미국으로 반송 시키겠습니다. 라는 경고를 받고 오늘 우체국 직접 가서 찾아왔다. -_-

책 땡큐. 잘 볼께.

2005년 8월 23일 화요일

Google Earth

Google.com 에서 제공하는 전세계 위성 지도 서비스. 아직 국내 지도는 고해상도 서비스가 안 되는 곳이 많으나 서울 시내는 충분히 볼 수 있는 정도.

구글은 지도를 서비스하지만 사용자는 온갖 종류의 추억과 기억을 맛볼 수 있는 곳.

http://earth.google.com

승우 살던 곳 다운받기 - 구글 어스용 파일

2005년 8월 21일 일요일

사용법

홈페이지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지는 오래지만, 제법 쌓여 온 제로보드의 데이타때문에 꼼짝을 못하던 중, 테터툴즈라는 좋은 설치형 블로그를 찾아서 임시로 움직여 보기로 했습니다. 감상평을 댓글이나 방명록에 남겨 주시면 감사! (호응도가 떨어질 경우 이전 홈페이지로 복귀예정;; )

1. 구조는 전과 유사하며, 우측의 "카테고리" 메뉴를 이용하여 이동하시면 됩니다.

2. 블로그형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이전처럼 손님이 글쓰기는 불가능합니다. 손님들은 댓글 남기기와 방명록만 이용가능합니다.

3. 홈페이지에 최근에 남겨진 글이 표시가 됩니다. 이게 전의 홈페이지와 가장 큰 차이인 데.. 대문이 없어지고 손님이 바로 안방에 들어와 앉는 격이라 조금 낯설게 보이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측의 카테고리를 이용하시면 전과 동일하게 사용하실 수 있겠습니다.

4. 댓글을 남기시려면 글 아래쪽의 "댓글"버튼을 누르고 쓰시면 됩니다.


5. 방명록 남기시려면 상단의 '방명록' 메뉴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카테고리가 제일 마음에 드네요.. 예전 제로보드 사용할 때는 카테고리 수정하기가 영 불편했는 데.


조금씩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

드라마클럽

대일 외국어 고등학교 영어 연극반.

http://dramaclub.or.kr

2005년 8월 18일 목요일

금승우

이 홈페이지의 주인장입니다.

http://dramaclub.or.kr/woojoo/woo.html

2005년 7월 25일 월요일

필름에 대해서.

니콘클럽에 잡설로 남겼는 데 그냥 여기다가도 복사해 두기로.

니콘클럽에 쓴 글이라 존대말로 쓰였음.

- 오토오토로부터의 탈피

필름이래봐야 코닥 맥스하고 오토오토 중에 싼 놈만 골라 쓰던 제가, 우연히 아버지의 F3를 만나면서 필름을 이것 저것 만져 보게 됩니다.

카메라가 좋은 놈이이 필름도 좋은 걸 끼워 줘야 될 것 같은 데, 슬라이드 필름이라는 게 뭐에 쓰는 건지를 몰라서 제일 비싸다는 리얼라하고 NPH400을 가지고 몇 번 눌러 보게 되지요. 찍다 보니.. 사진 잘 나옵디다. 오토오토하고 뭐가 다른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거나 리얼라로 뽑아 놓으니 확대를 해도 깨끗하고 스캔을 해 봐도 선명합니다.

아.. 그래. 이게 사진이로구나 하며 한참을 리얼라하고 노닥거립니다. 니콘 똑딱이->디카 여러 종류 (-_-) -> F3로 넘어온 상태라 필름 아까워서 막샷은 못 날리고, 아끼고 아끼면서, 고민하고 고민하면서 몇 장씩 찍어 보면서 즐거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카메라 종류를 막 보다 보니, 어허 요새 나오는 좋은 카메라는 오토 브라케팅이 된다데요. 이런.. F3는 안 되잖아! 하며 짜증 한 번 내고 수동으로 1/3 스탑씩 브라케팅을 해 보았더랬습니다.

결과는.. 세 장이 똑같습니다. -_- 워얼래?

슬라이드에서만 된답니다...


- 네가로부터의 탈피

그래.. 말로만 듣던 슬라이드. 함 해 보자.. 면서도 손이 떨려서 제일 싸보이던 코닥 엑타크롬을 구입했습니다. 엑타크롬으로 한 롤 겨우 마감하고, 충무로까지 가서 두 어시간의 기다림 끝에 받아 들었습니다.

사진관에서 라이트박스에 루뻬를 들여다 볼 자신이 없어서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와서야 하늘에 대고 대충 한 번 훑어 봅니다. 아하~!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네가야 안녕. 슬라이드야 반갑다. 오늘부터 나는 슬라이드다.

엑타크롬 몇 번 찍어 보고 바로 E100 시리즈로 전환합니다. E100VS, E100G. 실수로 E100VS를 2 스탑 증감 촬영한 후 E100VS의 광팬이 되었습니다. 그 선명한 시뻘건 색은 아직도 눈 앞에 아리삼삼합니다.

- 흑백으로의 외도.

G1을 만납니다. 눈먼 돈이 주머니에 있기에, 전도 눈 먼척하고 콘클에 가서 G1을 구했습니다. 슬라이드에서 보여주는 니콘과는 다른 색감에 감탄하고 있는 데, G1으로 흑백을 찍으면 선예도가 쥐긴답니다. 그래서 필름 사던 길에 HP5+도 하나 샀습니다. 동네 다니면서 찍는 데, 꼴에 흑백은 증감이 자유롭고 증감하면 콘트라스트가 또 쥐긴다는 말을 듣고 1600으로 올려서 찍었습니다.

사진.. 예술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뭔가 흑백이라는 느낌이 석였치 않아 그 날 그 한 롤로 흑백은 접고 맙니다. G1이 팔 때 남아 있던 흑백 필름도 다 넘겼습니다.

- 다시 네가로.

장마가 지니 날이 흐려서 슬라이드 들고 나서기는 좀 찜찜합니다. 마누라와 함께 흐린 날에 한 번 나가자고 맘 먹고는 냉장고에서 얼다 녹다 지쳐버린 NPH400을 꺼냅니다. 간만에 네가랍시고 즐겁게 열심히 찍어댔습니다. 슬라이드 한 롤. 네가 400 짜리 한 롤. 현상해서 스캔해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네가의 색깔이 이런거였나? 슬라이드의 강한 발색/ 컨트라스트에 비해, 은은한 맛이 흐린 날씨와 더해서 아주 분위기 있는 풍경을 만들어 줍니다. F80 사고 나서 한 번도 써 보지 않았던 스팟 측광도 제법 눌러 봤는 데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오호. 네가로 이제 돌아가야 하나?

- 또 흑백으로.

인사동에 하루 나갔더랬습니다. 흐린 날씨.. 슬라이드가 당췌 땡기질 않습니다. 다시 HP5 + 를 구해다 F3에 먹였습니다. 인사동 부터 종각까지 동네 풍경 하나하나를 머릿속에 다 담으면서 카메라는 가방 속에 넣어 둔 채 한 두시간 걸어 줬습니다. 종각 국세청 건물 앞에서 한 번 쉬고, 그제서야 카메라를 꺼내 머릿속에 담았던 풍경들 다시 되새김질 하며 온 길을 거슬러 갔습니다. 머릿 속에 담았던 풍경들, 느낌들을 최대한 그대로 F3에 넣어 줄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직 이 필름들은 현상되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얻은 짧은 지식에 의하면 필름의 특성들은 이러합니다.

. 슬라이드 : 사진가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필름에 맺힌 상으로 얻는다.
. 네가 :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찍는 순간과 인화의 2단계가 존재한다. 사진가는 찍는 순간에만 관여하므로 자기가 의도한 바를 100% 사진에서 얻기 힘들다.

그래서 한동안 슬라이드만 써왔었습니다. 사진이라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오로지 100% 내 의도만으로 결정하고 판정받고 싶었습니다. 네가로 찍어놓고 스캔/후보정을 통한 제 색감 찾기 말고, 오로지 나와 내 카메라라만으로 원하는 장면으로 만들어 보자는 허영심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100VS, E100GX등을 남용하며 (주머니는 거덜났죠.. ) 사진들을 찍어대고, 때로는 E100Vs에 PL 필터 끼우고 인물사진 찍어 놓고는 내가 왜 이랬더냐.. 하면서 필름 끌어 안고 꺽꺽거리기도 했더랬습니다. E100VS로 찍은 선명한 얼굴의 잡티를 포토ㅅㅑㅍ으로 지우면서 아직 부족하단 말만 되뇌이기도 했더랬습니다. 지금은.. 그 날 셔터 누르기 직전에 필름을 뭘 쓸 지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젠 가방속에 렌즈갯수가 줄고 필름갯수가 종류별로 늘어갑니다.

100장 중에 한 장을.... 위하여!

2005년 7월 17일 일요일

드디어... 사진을 찾았다.

얼마만인가. 5롤 중에는 아마 거의 2달이 다 되어 가는 사진도 있었던 것 같다 .6월 초에 갔었던 남이섬 사진을 이제서야 찾았으니. 6주 정도는 묵혔었다.

슬라이드 3롤. 네가 2롤. 한 롤은 혁래형 결혼식.

일단 SB-16의 성능에 깜짝 놀랐다. 비교적 먼 거리에서 천장 바운스를 시켜서 거의 안 나올 거라고 예상했던 사진들도 굉장히 선명하고 깔끔하게 잘 나왔다. SB-17에 댈 게 아닌갑다. F3뿐 아니라 F80과의 궁합도 잘 맞는 것 같다아 맘에 든다.

오래간만에 네가를 끼웠던 부천 촬영소 방문. 매번 슬라이드에 매트릭스 측광만 쓰다가, 네가에다가 ISO400, 스팟 측광을 걸어 놔서 잘 나올라나 많이 걱정을 했었는 데 기가 막히는 사진들이 몇 개 나왔다. 8x10으로 인화도 몇 장 맡겼다. 스팟 측광에 한 동안 맛 들여서 지낼 것 같다. 인물 사진엔 역시 매트릭스보다 스팟이..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었던 남이섬 사진들은 어두운 곳에서도 PL 필터를  빼지 않고 찍은 데다가, 전부 매트릭스 측광을 해 놔서 사진이 들쑥 날쑥이다. 아쉬운 것들이 많은 데, 기찻길에서 찍은 성주 사진이 그나마 체면을 차렸다.


어제는 HP5를 끼운 F3와 함께, 사진 나오기 기다리면서 인사동에서 몇 장. 안국역부터 인사동 - 종로 2가 - 종각까지 걸어 가면서 찬찬히 찍을 것들을 눈에 담아 둔 후, 다시 천천히 거슬러 오면서 되새김질하면서 찍었다. 작품이 몇 개 나올 것 같아 내심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중이다.



어제 오늘 사이 꼴볼견 몇 가지. 지하철 안에서 혼자 핸드폰 카메라 꺼내 들고 소리 내가면서 열심히 찍어 대던 녀석. 아마 나를 몇 번 찍은 모양인 데, 나하고 눈이 마주쳐서 한 동안 째려 봐 주고 있었다. 쫓아가서 뭐라고 하려다가 말았는 데, 남 생각 않고 그렇게 찍어대는 거 영 맘에 안 든다.

하나 더. 오늘 성주와 상동 공원 한 바퀴 돌고 오는 길. 아마 대충 보기에 캐논 마크 2 같고, 렌즈도 85mm이상의 고급.. 대형 뻘건 줄 렌즈를 끼우고는 공원 한 가운데에 온갖 폼이란 폼은 다 잡고 서서, 마치 사냥하듯이 주변 사람들을 향해 셔터를 날려 대던 녀석. 마치 사진은 스포츠고, 사진은 이렇게 들고 찍어야 되고, 사진은 이렇게 폼 나게 공원 한 가운데 서서 모든 이의 시선을 받으며 찍어야 한다는 걸 온 몸으로 보여주겠다는 듯한.. 강한 의지를 표현하려던 녀석. 재수 뽕이다. -_-ㅗ 주변에 있는 사람들 다 불편하게 해서 저만치 밀어낸 다음에 초망원 줌렌즈로 쭈욱 끌어서 찍어야 속이 시원한가? 정말 사람을 찍고 싶으면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고 그 안에서 찍어 주던가. 돈지랄 했으니 이렇게라도 티를 내야겠다는 듯한.. 재수 없던 녀석.



덥다. 장마도 끝나려나 보다.  

2005년 7월 1일 금요일

무엇으로 찍을 것인가.

크게 세 가지의 담는 도구가 존재한다.

흑백 필름. 칼라 네가티브. 칼라 포지티브.

또한 이에 대해, 사진찍기라는 행위는 다시 찍기, 현상하기, 인화하기의 3단계로 나뉜다.


흑백 필름 - 현상과 인화의 묘가 있다. 그래서 사진찍기의 모든 과정을 다 써야 제 작품을 만난다.
                필름의 관용도도 상당해서, 찍고, 현상하고, 인화하는 모든 과정을 다 겪을 수 있다.

칼라 네가티브 - 현상과 인화의 묘는 있다. 하지만 개인이 하기는 여러가지로 힘들다고 한다.
                      관용도도 좋아서, 현상할 때에도 여유가 좀 있고, 마찬가지로 인화하는 과정에서도 네가티브를 반전시켜야 하므로 인화하는 기술에 따라 사진이 많이 다르게 나온다고들 한다.

                      하지만 개인이 현상 및 인화를 할 수 없으므로, 반대로 말하자면 개인은 칼라 네가티브 필름으로 찍은 사진에서는 자신의 원하는 바를 절대로 찾을 수 없다는 말도 될 수 있겠다.

                      이건 덤으로 붙는 말이지만, 어느 사진잡지에선가 모든 프로페셔널들이 컬러 포지티브만 찍어서 충무로의 인화기술이 낮아지고 있다는 우려 섞인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네가티브는 찍는 게 끝이 아니고 현상 및 인화에 많은 공을 들여야 작품이 나오는 데, 사진가들이 현상/인화는 신경쓰지 않고 컬러 포지티브만 고집하는 추세가 되어서 인화하는 기술이 낮아졌다던가.. 어쨋거나 그래서 컬러 네가만 쓰는 프로들도 있다 하고, 충무로 어딘가에는 국내에서 네가 인화의 1인자로 꼽히는 가게도 있다 한다.

칼라 포지티브 - 현상과 인화에서 조작이 쉽지 않다.
                     요새는 스캔해서 디지털 보정을 하면 되지만,
                     실제로 필름에 양화가 찍히게 되므로, 음화->양화의 반전과정에서 조작이 가능한 네가티브와 달리 인화에서의 보정이 불가하다.

                      다시 말하면, 개인이 찍을 때 자신이 의도했던 바를 가장 손쉽게 만지게 되는 필름이다.


다시,

찍기-현상-인화 를 모두 맛보면서, 자신의 모든 기술을 총동원해 사진 한 장을 만들겠다면. 흑백 네가.
찍기 하나만으로 자신의 능력을 테스트해 보겠다면. 칼라 포지티브.
찍기-현상-인화 를 모두 맛보기 위한 노력을 다 해서 칼라 한 장을 만들겠다면. 칼라 네가.
아무 생각없이 찍어도 좋은 사진을 맛보고 싶다면. 칼라 네가.


나는,

암실을 만들 재주도, 능력도, 열정도 부족해서.
한 장의 실패한 사진을 두고 찍기, 현상, 인화 중 어디가 잘 못 되었는 지 고민하기도 싫어서,
혹은 한 장의 실패한 사진을 두고 현상소 잘못인 지 나의 잘못인 지 고민하기도 싫어서,

인생 한 방. -_-b 칼라 포지티브.

셔터가 닫히는 순간 모든 게 끝난다. 보정 따위 없다. 환등기와 루뻬가 모든 것을 말해 줄 뿐.




그래도.. 지금까지 사진들, 비교적 괜찮았다.



오늘같이 비오고 우중충한 날엔 400짜리 흑백 필름 하나 낑구고 1600에 맞춰서 시내 스냅샷 찍는 것도 재미있을 건 데..

올 여름 프로젝트는 한강 다리 야경 촬영으로 방금 결정!  (뭐냐 ㄸㅡㅇ금없이.. ;;; )

2005년 6월 16일 목요일

Got first three-thumb up.

photosig.co.kr

인터넷에 각종 사진 사이트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나마 가장 효율적으로 사진평을 받고 관리할 수 있는 곳이라고 보여지는 곳. 사실, 국내 photosig의 경우 사용자도 적고 평이 좀 약하기 때문에 photosig.com에 더 자주 가서 구경하는 편인 데, 우연한 기회에 처음으로 세 엄지 를 받았다.

http://photosig.co.kr/go/photos/view?id=13997

사실, 세 엄지 평을 준 사람은 네덜란드 사람으로 한국 photosig에 가입해 있는 데, 프로필에 한글로 적어 놓은 내용이 babelfish자동 번역기를 이용한 것으로 완전히 개판이었다. 그게 좀 안쓰러워 메일로 새로한글로 프로필을 번역해서 보내 줬더니 고맙다고 내 사진들을 몇 개 보고 그 중 맘에 드는 것들에 three-thumb up을 내 준 모양.


글로벌 시대다 ^^

2005년 6월 14일 화요일

취미 생활


땅이 크고 사람이 많으면, 뭔가 할 일이 많아지는 걸까? 한국에 비해 미국이란 나라는 취미를 가지고 살기가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추어 무선에 의욕적으로 덤볐던 3년 전, 결국 정보 부족과 실력 부족으로 그 취미를 접어야만 했을 때, 외국에 있는 잘 만들어진 사이트들을 보면서 한숨만 푹푹 내 쉬며 아쉬워 했던 기억이 있다.

어쩌다 만져 본 아버지의 F3 로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사진이란 게 이렇게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알면서 즐거워 했었고, 그 즐거움은 네가티브, 슬라이드 필름, AF, 노출보정, 브라케팅... 등등으로 이어진다. 얼추 사진이란 것에 맛을 들이게 되면서 아침, 저녁 시간의 빛이 주는 즐거움을 위해 워크샵 가서도 새벽에 혼자 일어나 바닷가로 나가서 아침 일출을 찍고 오고, 휴일 새벽에 양수리까지 1시간 반을 달려 가서 10분의 일출을 보고 다시 한 시간 반 돌아 오는 열정들도 가지게 되었다.

동호회 활동 하는 사람들도 보면... 스튜디오에 모델까지 섭외해서 촬영을 나가는 가 하면, 주산지, 우포늪등의 장거리 출사도 무박 2일로 다녀오는 열정들을 가지고들 산다.


하지만.. 사람이 적어서일까, 아니면 아직 취미생활 이라는 게 우리네 삶에는 사치스러워서일까. 정작 35mm 필름을 벗어나면 국내에는 활동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더구나, D-SLR이라는 게 유행병처럼 번져나가면서, 사진의 최고봉은 D-SLR이고, 무조건 밝은 렌즈를 사서 끼워야 한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아쉽다. 바디와 렌즈들로 돈 천만원을 집어 넣어 놓고는, 결국 똑딱이 카메라보다 들고 다니는 횟수가 적어서 '1년 동안 2번밖에 마운트 안 해 봤고 한 장도 안 찍어 봤어요' 라고 써서 중고 장터에 내 놓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인지. 아마도 부끄러울 텐데. 부끄러움보다 만원 한 장 더 받는 게 중요한 건지.



위에 붙어 있는 사진은 소위 view camera라고 불리는 카메라다. 결혼식장이나 웨딩 촬영 가면 645급 카메라와 함께 많이 볼 수 있는 카메라. 나는 그저 스튜디오용 카메라고, 대형 필름에 찍어서 화질이 조금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말아 버렸다. 하지만 kenrockwell.com에서는 사진의 절정으로 표현하고 있는.. 진짜사진기란다. 실제로 그사이트를 타고 돌아다니다 보면 산이나 바닷가에서 저 카메라를 큼직한 삼각대 위에 세워 놓고 사진찍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많이 나와 있다. 사진은 정말 예술로 잘 나온다고... 마치, 네가티브를 보다가 슬라이드를 처음 현상해 본 그런 느낌이상으로 좋다는 말들. 필름 사이즈가 이미 4x5인치 크기라서, 4x6사이즈의 인화물과 크기가 비슷해져 버린다. 정말 필름 자체가 그 결과물인 상태다. 35mm의 선예도.. 칼같은 쨍함... 웃기는 얘기다. size does matter. 4x5인치를 300dpi드럼스캔해 버리면 세상 어느 d-slr도 절대 따라오지 못한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라이카 클럽에서만 저 카메라들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있었다.  D-SLR이 판을 치기 시작해서, 구색 맞는 장비를 갖추고, 칼같은 선예도에 궁극의 화이트 밸런스를 가진 장비와 렌즈들을 돈 천만원씩 들여서 사진을 찍는다는 사람들도, e-bay에서 중고가 50만원이면 바디, 렌즈, 삼각대까지 모두 구할 수 있고, 필름도 장당 15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저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아직 찾아 보지 못했다.



사는 게 살만해 지다 보니, 더불어 기술이 발전하다 보니 내 어릴 적보다는 취미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음악감상, 독서 일색이던 취미란에, 사진, PDA, 컴퓨팅 등의 단어들이 새로 등장하고 있는 건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쉽게 시작하고 쉽게 포기하는 취미들이 아니라, geek이라 불릴 수 있는 사람들, 대가라 불릴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싶다. 캐논이 좋다 니콘이 좋다, 콘탁스 색감은 니 머릿속에만 있는 거다 라면서 35mm, 혹은 그보다 더 작은 공간안에 갇혀진 이미지들, 혹은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을 다 하기 위해 논객으로 활동하는 사람들 보다, 자기 집 방 한 칸이라도 자기 작품으로 전시할 만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취미의 기둥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슬라이드 필름. 이제 겨우 40여통, 1200장 정도 찍었다. 필름북 뒤적이면서 내가 찍은 좋은 사진들 앞에 놓고 사진에 대해 주석 한 줄 붙일만큼의 수준이 되었으면 한다. 30년 된 바디라도 구해서, 아침에 뜨는 해를 만나기 위한 5분을 위해 하루를 투자할 수 있을만큼. 그런 열정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일이든, 취미든, 생활이든.




주말엔 환등기 다시 한 번 돌려 볼란다.

2005년 5월 14일 토요일

사진. 필름.



사진과 필름들로 어제 하루를 보냈다.

나름, Silverfast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제법 사진들을 이쁘게 스캔할 수 있겠다 했는 데, 어제 시도해 본 라이트박스 + 루뻬 와 Canon A70의 조합이 제법 성공적이다. A70을 접사모드로 놓고 직접 찍을 때는 왜곡이 심해서 영 못 쓰겠더니, 루뻬 위에 올려 놓고 찍으니까 약간 촛점 잡는 게 힘들긴 해도, 사진은 예쁘게 잘 찍힌다.

덕분에 예전에 스캔 잘 못 해서 눈물 흘리며 넣어둔 필름들 다시 한 번 꺼내야겠다;;;


사진.. 휴일마다 카메라에 렌즈들을 묵직하게 들고 다니면서. 가끔은 어깨 빠지도록 무거운 짐들을 하루 종일, 사진 한 장 찍지 못하면서 왜 들고 다닐까 싶을 때가 참 많다. 사실, 아직도 뷰 파인더 안에서 마주치는 눈빛들, 셔터 소리 한 번에 움찔움찔하는 사람들의 어깨짓에, 소위 캔디드 샷이라 불리는 류의 사진은 내가 좋아할 수 없는 분야로 남아 있다. 다른 사람들이 찍어 놓은 사진들은 사람들이 살아 있는 모습들을 담고 있어서 참 보기 좋아 보이지만, 정작 그런 류의 사진을 찍기 위해 나서면 피사체보다 찍는 사람이 더 힘들어 하니 원.

찰나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카메라를 짊어 지고 다니기는 하는 데.. 카메라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재주가 아직 부족하다.


캔디드보다는 좋은 풍경이 목표다. 좋은 풍광을 담을 넓직한 광각렌즈에 튼튼한 삼각대 하나 짊어지고. 풍광하나에 좋은 사람 인물 한 장. 좋게 담아 환등기로 느긋하게 쏘아 보는 즐거움.              


내일 밤에는 환등기를 또 한 번 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