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21일.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지내온 날들을 정리하고 새 해를 기약할 즈음에. 칼짜이쯔가 사고를 쳤다.
대부분 연말은 특별한 사항이 없는 한, 재고품의 소진에 힘쓰게 마련이다. 한 해를 가름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특히나 전자업계는 매년 초에 미국에서 진행되는 CES때문에 연말에는 신품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CES에 출품할 제품들의 막바지 점검에 주력해서 다음년도 초의 시장을 선도진입하는 게 어찌 보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진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 일단 카메라는 CES와는 무관하며, 포토키나는 연중 어느 때쯤 열리는 지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1년 내내 무수한 소문을 달고 다니던 Nikon D200이 12월 16일에 발매된 것은 어찌 되었는 내게는 새로운 충격. 12월 16일에 발매되었다면, 오래도록 기다려온 사람들이야 연초의 보너스를 털어서 사기에 아주 제격이겠지만, 처음 구매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귀에 익숙한 제품을 사게 마련이기에 연말/연초의 시장은 노리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5일 더 늦게. 2006년을 딱 10일 앞 둔 날짜에 대형 사고가 한 방 터지게 생겼다. 독일의 Carl Zeiss가 일본계의 SLR 카메라와 호환되는 렌즈군을 발표하겠다고 한 바, 이 행복한 벼락을 맞은 카메라 업체가 니콘으로 확인되었다.
이미 Contax 카메라를 잠시 접해서 Carl Zeiss의 렌즈가 주는 짜릿한 사진을 맛 보았고, 그 선명하도록 빨간 T* 마크가 주는 온갖 종류의 자긍심을 담뿍 느꼈던 바.. 연말에 터진 대형사고라 아니할 수 없겠다.
단순히 몇 군데에서 떠도는 소문 뿐이고.. 정확한 것은 Carl Zeiss 홈페이지에 12월 21일에 공지가 되겠지만. 지금까지 나오는 소문에 의하면 니콘 베요넷 F-마운트에 호환되는 렌즈군이라 한다. 아마도 MF일 것이라는 추측이 대부분이다. ( 개인적으로 AF에 대해 그닥 필요를 못 느끼는 관계로, MF만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 )
12월 21일. 도대체 어떤 물건이 나올 지. 독일 시간으로 계산하면, 내일 저녁이나 늦어도 모레쯤에는 실체가 드러나겠구만. 흥미진진 기대 만빵!
음.. 속았다. 오늘 zeiss.de 에 접속해 본 결과. '다음 주 수요일, 28일을 기대하세요' 라는 메시지만 떠 있다. 모 클럽에서 동일한 티저 광고가 약 6개 정도 걸려 있었으니, 최대 5주 후에나 나온다는 이야기일까? 다음 주 수요일엔 무슨 이야기가 나오려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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