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14일 토요일
사진. 필름.
사진과 필름들로 어제 하루를 보냈다.
나름, Silverfast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제법 사진들을 이쁘게 스캔할 수 있겠다 했는 데, 어제 시도해 본 라이트박스 + 루뻬 와 Canon A70의 조합이 제법 성공적이다. A70을 접사모드로 놓고 직접 찍을 때는 왜곡이 심해서 영 못 쓰겠더니, 루뻬 위에 올려 놓고 찍으니까 약간 촛점 잡는 게 힘들긴 해도, 사진은 예쁘게 잘 찍힌다.
덕분에 예전에 스캔 잘 못 해서 눈물 흘리며 넣어둔 필름들 다시 한 번 꺼내야겠다;;;
사진.. 휴일마다 카메라에 렌즈들을 묵직하게 들고 다니면서. 가끔은 어깨 빠지도록 무거운 짐들을 하루 종일, 사진 한 장 찍지 못하면서 왜 들고 다닐까 싶을 때가 참 많다. 사실, 아직도 뷰 파인더 안에서 마주치는 눈빛들, 셔터 소리 한 번에 움찔움찔하는 사람들의 어깨짓에, 소위 캔디드 샷이라 불리는 류의 사진은 내가 좋아할 수 없는 분야로 남아 있다. 다른 사람들이 찍어 놓은 사진들은 사람들이 살아 있는 모습들을 담고 있어서 참 보기 좋아 보이지만, 정작 그런 류의 사진을 찍기 위해 나서면 피사체보다 찍는 사람이 더 힘들어 하니 원.
찰나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카메라를 짊어 지고 다니기는 하는 데.. 카메라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재주가 아직 부족하다.
캔디드보다는 좋은 풍경이 목표다. 좋은 풍광을 담을 넓직한 광각렌즈에 튼튼한 삼각대 하나 짊어지고. 풍광하나에 좋은 사람 인물 한 장. 좋게 담아 환등기로 느긋하게 쏘아 보는 즐거움.
내일 밤에는 환등기를 또 한 번 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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