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10일 월요일

Nikon F80D



내가 아는 바로는 F6 나오기 전까지 가장 최신형 AF SLR 바디인 놈이다. 8년마다 나온다는 Nikon 의 단자리수 Flagship 모델. 그 중 F5가 출시되었고, 그 마이너 버전격인 F100이 나오고, 다시 양산형으로 F80이 출시된다. 그러니 굳이 따지자면 F5-F100-F80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인 셈이다.

기능에 따라 몇 가지 세부모델로 구분된다. F80은 기본 버전. 데이타 백이 붙어 있는 F80D, 필름의 컷 사이에 촬영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F80S. 내가 가지고 있었던 모델은 F80D이다.

F80D를 사용했던 가장 단순한 이유는 AF였다. 망원렌즈를 사용하려 하다 보니 아무래도 Manual Focus로는 감당할 수 없었고, 성주가 MF 카메라를 사용하기 꺼려했기 때문에 어디 나가서 사진이라도 찍을라 치면 성주 혼자 심심해 하는 게 안스럽기도 했다. 조리개, 셔터 속도 아무 것도 신경 안 쓰고 P 모드에 놓고 누르기만 하면 사진이 되어 주는 카메라. 그게 필요했었다.

사실, F80은 MF 렌즈를 사용하던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기종이다. 기본적으로 최신의 기능을 저가형으로 만들다 보니 MF렌즈의 지원이 빠져 있다. MF렌즈를 마운트해서 사용할 수는 있지만, 노출계가 동작하지 않아 적정 노출을 확인할 수 없다. 상위 기종인 F100과 F5는 MF렌즈를 지원하지만 그 가격이 당시 3자리 수였기 때문에 제외. F90시리즈가 MF/AF 렌즈를 모두 지원하지만 반대로 최신렌즈들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목록에서 제외. 이렇게 해서 만난 게 F80D였다.

F80을 쓰면서 만족했던 것들은...

- 정확한 AF. 니콘 카메라니까..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 다양한 기능. 입문형 SLR임에도 불구하고 없는 기능은 없다. 심도 미리보기, 스팟 측광등의 기능은 동급 모델에서는 찾아 보기 쉽지 않은 기능이다. 비록 나는 잘 안 쓰지만.. ^^;;

- 내장 플래쉬. 간편하게 사용하기엔 딱이다. 야간 촬영에도 유용했지만 주간의 필 플래쉬로 아주 잘 썼었다.


단점이라면 딱 하나, MF렌즈를 사용할 수 업었다는 것. 내 꿈의 카메라를 F100 으로 만든 이유 중의 하나다.

그 외에 세로 그립 사용시 세로 셔터가 없다는 게 불편함으로 꼽히기도 하는 데.. 나는 세로 그립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므로 문제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다.


AF의 즐거움을 함뿍 맛보게 해 줬던 카메라였다. 다만 필름카메라라는 것에 성주가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내가 한참 들고 다니다가 결국 처분해 버렸다. 지금은? AF 필름 바디로는 F100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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