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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iPad를 발표한 이후에... 이래저래 시끄럽습니다. 대한민국이 아이폰 열풍을 한 번 맞은 이후로 애플이 새로 내 놓는 기기에 대해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는 군요. 밖에서는 수 년 전부터 난리였을 때 우리는 WIPI 장벽만 쳐 놓고 안 하면 그만이라고 버티다가... 결국 문을 연 이후에는 다들 애플의 행보에만 촉각을 세우는 듯 싶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서비스는 무시하고 기계에만 열광하는 듯 싶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애플의 iPhone은 iTunes가 아니었으면 무용지물인 기계입니다. 국내에서는 iTunes로 사용할 수 있는 게 App Store 듯 보일 정도로 다들 App Store에만 열광하고 있지만 (SK, KT, LGT 모두 App Store 만든다고 난리죠... 심지어 제조사인 삼성에서도), 실제로 그걸 포함하고 있는 iTunes Store의 엄청난 파워를 보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보기 싫어서, 무서워서, 안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iTunes는 엄청난 멀티미디어 콘텐츠에의 접근을 허하는 관문입니다. App Store는 그 일부일 뿐이죠. 음악, 영화, 드라마, 그리고 iTunes U를 사용하는 각 대학 혹은 교육기관의 무료 강의까지... 엄청난 콘텐츠가 그 안에 들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저작권협의회나 기타 등등의 정부 혹은 민간 단체들이 iTunes Store의 국내 개방을 막고 있지만, 이미 홍콩 계정등을 통한 iTunes Store 콘텐츠 구매는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iPad이 전자책이 될 거라구요? 제 생각은 아닙니다. 전자책이 아니라는 게 아니라, 전자책만 하는 게 아닙니다. iPad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개인화 플랫폼으로 엄청난 일을 해 내게 될 겁니다.
IPTV 집에서 보시나요? 개인화 서비스, 맞춤형 서비스, 말이야 많지만 마루에 놓여 있는 가족 TV에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개인화, 맞춤형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IPTV를 통한 원격 서비스, 공공 서비스. 아버지가 주민등록 등본 뽑으신다고 IPTV 쓰시면 그 시간에 드라마 보고 싶은 어머니는 속 터지고 교육방송 봐야 하는 둘째는 복장 터지고 뽀로로 봐야 하는 막내는 울어 버릴 지도 모릅니다.
모든 개인화의 관건은 개인이 들고 있는 단말에서 이루어집니다. 마루에 있는 셋탑박스가 아니구요.
그런 의미에서 iPad는 엄청난 일을 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3인치짜리 작은 액정에서 보고 있어야 했던 게임과 멀티미디어 콘텐츠들이 보다 넓은 화면으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42인치 TV는 아버지에게 빼았겨 버렸고, 울며 겨자먹기로 DMB 수신되는 창가에서 3인치 핸드폰 액정에 코 박고 테레비 본다고 애쓰던 막내의 시대는 끝날 수도 있습니다. (보다) 넓은 액정 화면에서 편하게 무선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되니까요.
iPad에 DMB가 없다구요... 물론 DMB는 없습니다만, TV를 보는 방법이 DMB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지금 국내에서 DMB를 핸드폰에 달아 주는 건, 콘텐츠 저작권 기타 등등 다 신경 쓸 필요 없이 그냥 조용히 보내 주는 것만 보시라는... 일종의 강요라고 생각합니다. 왜 DMB로만 화면을 봐야 하나요? 무선 인터넷이 열리면 얼마나 볼 수 있는 방법과 볼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해 지는 데, 왜 DMB만 고집할까요.
자... DMB를 버리고, 무선 인터넷과 iTunes Store를 고려하시면 됩니다.
시나리오를 봅시다. 아버지는 마루에서 TV 보시고, 저는 방에 iPad 들고 앉아 있습니다. 우선, 다들 전자책이라고 하니 전자책을 봅시다. PDF가 풀 사이즈로 보이니 논문을 볼 수도 있고, 각종 신문사에 접속할 수도 있고, 온라인 잡지를 볼 수도 있습니다. 웹서핑/ e-mail이야 기본이구요.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아프리카 같은 인터넷 방송에 접속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iTunes Store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iTunes Store에서.. 강의를 들어 볼까요? iTunes U로 접속해서 미국 대학의 iPhone Programming 강의를 들을 수 있구요. 뉴질랜드 대학의 영어 강의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싶으면 drama 검색을 하고, 개당 약 1-2불 정도의 fee를 내고 드라마를 보면 됩니다. 하드에 저장해서 볼 수도 있고 온라인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최신 영화도 쌔고 널렸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드에 저장할 수도 있고, Rent 해서 1주일간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내 방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iPad. 이건 업무용 기계가 아닙니다... 노트북이 아니죠. 사람들이 업무를 위해서는 노트북을 사용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위해서는 PMP나 스마트폰을 사용해 오면서... 정말 가려웠던 중간 부분을 확실하게 채워 주는 기계가 될 겁니다. 언제 어디서든, Always Connected 환경에서는 iTunes Store와 함께 (그리고 당신의 신용카드와 함께) 못 하는 게 없는 만능의 기계가 될 지도 모릅니다.
... 중요한 건, 기계가 아니라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iPad 자체는 중국에서도 만들 수 있고 우리 나라에서도 만들 수 있고 똑같은 '기계'는 어디서든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위에 올라가는 '서비스' 는 글쎄요... 애플의 iTunes 처럼 집대성된 멀티미디어 콘텐츠 통합 게이트웨이를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있을까요?
아이폰과 iPad이 상대가 아니고, App Store가 상대가 아니고, iTunes Store가 상대라는 걸 좀 누군가... 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아, 저는 5살된 딸내미와 맞벌이하는 와이프를 둔 아빠로써.... 집에서 개인 시간이 거의 없게 된 축복을 받았으므로 iPad를 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있어도 쓸 시간이 없거든요. 다행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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