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kra-2. 멀리 러시아에서부터 공수해 온 중형 카메라.
처음 시작은 중형을 써 볼까? 하는 마음이었다. 모 사이트에서 롤라이의 TLR을 접하면서 중형도 저렇게 쓰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6x6의 정방형 포맷이 주는 느낌이 참 색다르다고 느꼈었다. 중형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주변에 만연한 135포맷의 일본 카메라들을 벗어나, 110 포맷으로 전환하면서 일본이 아닌, 독일등지의 카메라를 한 번 써 보고 싶다는 욕심으로 바뀌었다.
중형 카메라는 아무래도 사용자층이 더 적고, 인터넷에서도 정보를 구하기가 그닥 쉽지 않은 지라 정보를 수집하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더구나 그 시기에 회사도 제법 바빴다.). 처음에는 롤라이의 TLR을 찾다가, Zeiss Ikon의 Ikonta를 구경하다가. TLR보다 좀 더 가볍고 크기도 작은 폴더형 중형 카메라를 알게 되었고. 폴더형 카메라들은 연식이 오래된 데다가 목측식에 노출계도 없어서 사용이 굉장히 불편하다는 평 사이에서 Zeiss Ikon, Agfa등 독일의 오래된 폴더형 카메라들을 찬찬이 훑어 보다가. 엉뚱하게 눈에 걸린 게 러시아의 ISKRA 시리즈.
그 중 사용이 가장 용이한, 목측식이 아닌 Range Finder 이며, 비록 간이식이기는 해도 노출계가 달려 있는 구 "쏘련"의 Iskra-2가 내 손에 들어왔다. 10년 전이라고만 해도 내가 소련에서 만든 카메라를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러시아는 알게 모르게 독일 카메라들의 Copy본을 많이 만들었다. 성능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일단 남의 Copy본이라는 것 때문에 모든 면에서 평가 절하되고 시작하게 되는 태생의 한계를 품고 있지만, 그래도 러시아제 카메라들은 몇몇 외국 사이트들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Fedra나 Moskva 같은 카메라들이 그러했고, 이 Iskra 또한 그런 축이다. Iskra는 Zeiss Ikon 의 Copy라고도 하고, Agfa의 Isollette 의 copy라고도 하는 데 대부분 후자의 쪽을 더 인정해 주는 편인 듯 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Zeiss Ikon의 folder형 중형을 찾다가 이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폴더형 6x6 중형 카메라.
폴더형 중형 카메라. 아마 제 2차 세계대전 전후에 많이들 만들어진 모양이더라만. 렌즈가 폴더형 - 소위 자바라 라고 불리는 것 앞에 달려서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Iskra라는 이름은 러시아어로 Spark를 의미한다고. 국내에서는 대략 불꽃으로 해석되는 듯 하다. 이 이름은 레닌이 처음으로 만든 공산주의 신문의 이름이라고도 알려져 있다고.
Industar-58 , 75/3.5 렌즈
- 렌즈
고정식 렌즈. 렌즈가 분리되거나 교환되지는 않는다. 렌즈는 Industar-58 렌즈가 장착되어 있다. 75mm로 중형에서는 표준화각이며, 3.5 로 비교적 무난한 렌즈 밝기를 가지고 있다. Tessar렌즈의 Copy로 알려져 있으며 좋은 발색을 보여준다. 조리개는 5날 조리개. 당시의 중형 카메라는 렌즈 코팅이 없는 경우가 많은 데, Iskra 시리즈는 렌즈가 코팅되어 있다. 내 Iskra의 경우 렌즈 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나 대물렌즈 쪽에 약간의 실기스들이 보인다.
셔터.
- 셔터
Synchro-Cumpur를 본따서 만들었다고들 한다. 1초~1/500 의 셔터스피드와 B셔터를 지원한다. 통상의 35mm 카메라와는 다른, 렌즈 셔터 방식이다. 따라서 셔터가 렌즈 안에 들어 있다. 셔터 스피드 조절장치, 조리개 조절장치, 코킹 레버, 셔터가 모두 붙어 있는 셔터 뭉치가 렌즈와 한 몸이다.
맨 앞의 링이 조리개 조절링. 그 뒤의 링이 셔터 스피드 조절링. 그 뒤에 고개 까딱 들고 서 있는 레버가 셔터 코킹 레버. 그 뒤가 거리 조절링.
Iskra의 경우 셔터스피드/ 조리개 조절부가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는 데, 현재 설정된 EV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조리개 조절링과 셔터 스피드 조절링이 한 뭄치로 구성되어 있어서, 사용자가 한 번 원하는 EV값을 세팅하면 한 번의 조작으로 셔터/조리개를 한꺼번에 맞출 수 있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1/125로 조리개/ 셔터를 세팅하였을 경우, 다이얼을 한 번 돌리면 22/60 으로 세팅되어 항상 일정한 EV를 유지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기능이다.
Range Finder Window. 두 창 사이에 셀레늄 노출계가 보인다.
- Range Finder
렌즈 위로 두 개의 창이 보인다. 두 창의 상이 일치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촛점을 맞추는 Range Finder 카메라. 두 창 가운데에 있는 놈은 셀레늄 노출계. 운 좋게도 노출계가 살아 있는 모델을 구할 수 있었다.
노출계. EV Meter로 적절한 EV 값을 알려 준다.
- 노출계. EV Meter
카메라의 왼쪽에 EV Meter와 가이드가 붙어 있다. 왼쪽에 붙어 있는 2개의 다이얼을 이용한다. 안 쪽의 다이얼을 이용하여 검은 구멍 안 쪽으로 원하는 ISO를 세팅해 놓고, 카메라를 피사체를 향해 놓는다. 이 때 노출계와 연동된 노란색 지시계가 움직인다. 바깥쪽의 다이얼을 이용하여 빨간 지시계를 노란색 지시계와 일치시켜 놓고, 바깥쪽 다이얼에 표시된 숫자를 읽으면 현재의 EV 값을 알 수 있다.
필름 로더.
- 필름 카운터. Iskra는 자동 필름 로더와 2중노출 방지 장치를 가지고 있다. 필름을 넣고 카메라 우측에 달린 필름 감기 레버를 열심히 돌리면 필름 카운터가 "1"로 세팅되면서 자동으로 필름 감기가 멈춘다. 이 때 셔터를 장전하고 셔터 릴리즈 버튼을 누르면 끝. 항상 필름을 감은 후 셔터를 장전하는 것을 잊지 말자. 셔터를 장전하지 않은 채로 릴리즈 버튼을 누르면, 비상셔터를 이용해야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셔터 릴리즈 버튼은 셔터 장전 여부와 상관없이, 필름이 감겨져 있을 때에만 눌리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공셔터를 날릴 때는 비상 셔터를 사용해야 한다. (사실 비상셔터라고 하기도 좀 민망스럽긴 하지만.. )
아마 사진의 저 장치들이 필름을 인식해서 적절한 위치에서 필름을 세우는 것 같은 데, 이 장치가 때로 오동작하는 경우가 많이 일부 Iskra들은 저 장치를 제거하고 본체 뒷면에 구멍을 뚫어 녹색 마크를 눈으로 확인해서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내 Iskra는 다행히 모두 정상 동작.
참고로 필름 감기 레버를 빨리 돌리면 저 장치가 비정상동작을 해서 프레임이 겹치는 수가 있다고 하니 천천히 돌릴 것. Old Classic Camera를 만날 때는 일단 모든 걸 천천히 하고 볼 일이다.
이제서야 막샷으로 2롤을 찾았고, 조금 더 정성들인 2롤이 현상을 기다리고 있다. 디지털 - 135 필름 - 디지털 - 120 필름으로. 중형이 주는 재미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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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이 문서는 Iskra-2 의 원문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러시아어 원문은 Zenit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주의사항
Iskra-2 는 매우 정밀한 기기입니다. 작동하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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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사진 블로그 트랙백 연결 입니다...^^/ 트렉백 해보세요.. 블로그간에..연결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