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회사에서의 큰 건 하나를 마치고. 오늘은 좀 시간이 남겠거니 싶어 카메라를 싸 들고 회사에 오긴 했는 데, 어딜 갈 지는 아직 미정인 상태. F3에 MD-4까지 들고 왔으니 짐이 이만 저만이 아닌 데, 차까지 끌고 어딜 갈 수 있을까. 한강의 다리들. 선유도. 혹은 남산. 기타 등등. 여러 가지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선뜻 맘이 내키지 않는다. 작년 말일에 청계천에서 빛축제하는 걸 본 적은 있는 데. 그 때는 낮에 가서 미처 불 켜진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 오늘 퇴근길에 한 번 들러 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결정.
우연히 시청 근처까지 동행하게 된 회사 사람들 셋과 서울 시내를 종을 질러 시청에 도착한 게 대략 7시 정도. 시청으로 목적지를 정한 이후 내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던 주차 문제는, 운 좋게도 교보빌딩 뒤의 공영 주차장에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해결. 7시 이후에는 무료였고, 내가 도착한 건 6시 50분이라 10분 차로 천원을 더 지불해야 했으나, 저녁 시간의 시청길가에 주차를 무사히 성공한 판에 그것까지 바랬다면 정말 도둑놈 심보겠지.
이달 말일까지 진행한다는 루미나리에는 청계천 앞, 시청 앞, 세종문화회관 앞, 서울 원점 앞의 네 군데에서 진행 중 ( 많기도 하다 ). 나는 청계천 앞과 시청 앞만 보고 왔다. 사실 루미나리에보다는 청계천 야경을 좀 더 담고 싶었는 데 아무래도 이 추위에 청계천을 따라 홀로 걷기다가는
청계천 사진
시청 사진
약 2시간 돌아다닌 후 귀가. 돌아오는 길에, 시청 앞에서 대형 온수통 들고 커피 파시는 할머니에게 1000원을 들여 커피 한 잔을 얻어 마셨다. 근처의 멋진 이름들을 가진 커피 전문점들이 온갖 종류의 향과 맛들을 섞은 다양하고 풍성하고 현란한 문구들로 나를 유혹했지만, 이런 날엔 이런 커피가 더 맛있을 수도 있는 거지 뭐.
카메라 들고 다니는 분들 참 많았다. 덩치 큰 카메라와 가슴 높이까지 올라오는 삼각대들을 들고 삼삼오오 다니는 분들도 많았고, 나처럼 독립군으로 다니는 분들도 많았고. 개중 재밌던 분들은 스트로보를 들고 야경 촬영 나오신 분들과 삼각대 없이 오셨던 분들. 음... 청계천 입구의 폭포야경을 찍는 데 스트로보를 터뜨릴 이유가 뭐가 있을까?
사진은 즐겁다. 필름은 언제 찾나...
솜씨가 훌륭하다. 낮에는 볼품없던 루미나리에가 이렇게 멋지게 변신하는구나.
답글삭제사진 대박이여. 삼발이 들고 갔는갑네? 위쪽 사진에 건질게 꽤 있네 그려. ISO 1600 이라니, 흑 ㅠ.ㅠ 난 800만 가도 노이즈 생각에 벌벌 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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