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끝났다.
장장 5박 6일. 조금만 더 보태면 내일까지 쉬어서 8박 9일의 대장정을 만들 수도 있지만, 이젠 침대에 누워있느라 허리 아프기도 지겹기에 그러지 않기를 잘 했다 싶다.
추석의 이름으로 맞이한 휴일들 중, 가장 한가하게 바빴다.
처음 두 날은 성주와 우리집에 서로 인사를 다니느라 살같이 지났고.
다음 두 날은 차례를 지내기 위해 모인 작은 집 식구와 고모부와 함께 한가하게 지났다.
연휴의 마지막날은 오래간만에 성주와 11시간 데이트 장정을 마무리했고.
덤으로 얻은 오늘은 4롤의 필름에 파 묻혀 지냈다.
4롤. 한 장은 28mm 테스트용 막샷. 한 롤은 100->400 의 2 step 증감 실험. 한 롤은 흑백 실험. 한 롤은 G1 Slide film 테스트용 막샷.
그래서, 4 롤 중 건진 물건이 몇 개 없는 듯 하다. 2 롤은 지금 루뻬로 들여다 보고 스캔 떠 놨으니 차차로 확인될 게고, 나머지 두 롤은 다음 주까지 천천히 정리하면 끝.
사진이 취미가 되고 나선 한 롤 찍느라 2주가 즐겁고. 그 사진들 정리하느라 또 1주일 즐겁고. 한 롤에 3주를 웃고 간다... 만. 이번에 찍은 작품;;; 들은 위에 보듯이 테스트용 막샷이 전부 다인지라. 그닥 나를 즐겁게 만들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결정적으로... 100->400의 2 step 증감 실험이 현상소의 실수로 normal 현상이 된 관계로 한 롤은 날아갔고... 그게 가장 슬프다. 추석 때 가족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인 데.
연휴가 갔다. 주말부턴 바쁠 게다.
2004년 9월 30일 목요일
2004년 9월 5일 일요일
사진들.
제법 사진들이 많이 쌓였다. 요새 나름대로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고 있는 중이라... 어제도 서울에서 필름을 한 가득 사서 오긴 했다만. 실습할 시간(^^;; ) 이 부족해서 늘상 아쉽다. 올 해가 가면 조금 더 많은 사진들을 찍고 즐거워할 수 있을 지.
우연히 환등기 하나를 구했다. 전진만 되고 후진 기능은 고장났고, 딱 보기에도 연식이 상당해 보이는 놈이라 거의 거저로 얻어온 물건이긴 한 데. 일단 승환이 방에 설치해 놓고 몇 번 눌러 보니 벽에 펼쳐지는 화면이 제법 마음에 든다. 기껏해야 4x6 인화물이나, 라이트 박스에 루뻬로만 들여다 보던 세상하고는 또 다른 모습이다.
한동안은 슬라이드 필름과 흑백 필름만 써 볼 생각이다. 어차피 대량의 인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진도 아니고. 나 혼자 보고 나 혼자 즐거워할 수 있으면 충분하니까, 네가 필름은 필름 자체로 감상이 불가능한 데다가 한 번 볼려면 스캔/ 인화 등의 작업이 두 세번 더 들어가야 하는 관계로 잠시 접어 두고.
현상 하자 마자 영롱한 빛깔을 울려 주는 슬라이드 필름으로만 찍어 볼 생각이다. 다만, 값이 비싸서 -_- 다들 좋다는 E100vs를 구해 보려 했으나 롤당 7~8000원 정도 나오는 가격에 허걱하고 물러났다. 한 장에 200원이라.
찍고, 현상하고, 마운트하고, 환등기에 물려 보고. 좋으면 스캔해서 온라인 인화에 맡기고. 즐거운 패턴일 것 같기는 하고. 흑백은 어제, 문득 찍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일포드 400으로 일단 4 롤 구해서 F3에 끼워 주긴 했는 데. 36방짜리라 어느 세월에 다 찍을까 싶기도 하다. 다행시 400이라 저녁시간대에도 셔터 스피드 확보가 용이해서, 퇴근길 밤 사진들로 가득 채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
처음 카메라를 만지기 시작했을 때, 결혼식, 회사 모임, 성주하고 놀러 다니는 등으로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았던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때 별 일 없어서 오오 F3 라고 감탄만 하고 찍어보지 못 했으면 난 아직도 캐논 A70으로 찍은 사진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진인 줄 알고 있었을 거다. 좋은 카메라는 좋은 사진을 찍을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많들어 주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다는 게 참 고맙다.
F3라는 좋은 카메라를 구해 놓고 아들이 만져볼 기회를 주신 아버지에게도 감사하고.. (아버지 여기 자주 들르신다고 써 놓은 아부성 발언 아님;; )
그리고, 언제든 카메라를 들이 밀어도 귀찮거나 싫은 내색 없이 다소곳이 자세를 잡아 주는 성주가 더욱 고맙다. 이젠 성주도 제법 이력이 생겼는 지, 지난 번 교원대 기숙사 앞에서 찍은 사진은 제법 앉은 자세가 품이 난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한 가지의 재주밖에 아직 익히지 못하였지만, 즐길 수 있는 재주 하나를 더 배워서 즐겁다.
성주는 매일 애들 대학 보내느라고 고새하는 데 나만 놀고 먹는 얘기하려니 조금 미안하기도 하네.
우연히 환등기 하나를 구했다. 전진만 되고 후진 기능은 고장났고, 딱 보기에도 연식이 상당해 보이는 놈이라 거의 거저로 얻어온 물건이긴 한 데. 일단 승환이 방에 설치해 놓고 몇 번 눌러 보니 벽에 펼쳐지는 화면이 제법 마음에 든다. 기껏해야 4x6 인화물이나, 라이트 박스에 루뻬로만 들여다 보던 세상하고는 또 다른 모습이다.
한동안은 슬라이드 필름과 흑백 필름만 써 볼 생각이다. 어차피 대량의 인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진도 아니고. 나 혼자 보고 나 혼자 즐거워할 수 있으면 충분하니까, 네가 필름은 필름 자체로 감상이 불가능한 데다가 한 번 볼려면 스캔/ 인화 등의 작업이 두 세번 더 들어가야 하는 관계로 잠시 접어 두고.
현상 하자 마자 영롱한 빛깔을 울려 주는 슬라이드 필름으로만 찍어 볼 생각이다. 다만, 값이 비싸서 -_- 다들 좋다는 E100vs를 구해 보려 했으나 롤당 7~8000원 정도 나오는 가격에 허걱하고 물러났다. 한 장에 200원이라.
찍고, 현상하고, 마운트하고, 환등기에 물려 보고. 좋으면 스캔해서 온라인 인화에 맡기고. 즐거운 패턴일 것 같기는 하고. 흑백은 어제, 문득 찍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일포드 400으로 일단 4 롤 구해서 F3에 끼워 주긴 했는 데. 36방짜리라 어느 세월에 다 찍을까 싶기도 하다. 다행시 400이라 저녁시간대에도 셔터 스피드 확보가 용이해서, 퇴근길 밤 사진들로 가득 채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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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카메라를 만지기 시작했을 때, 결혼식, 회사 모임, 성주하고 놀러 다니는 등으로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았던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때 별 일 없어서 오오 F3 라고 감탄만 하고 찍어보지 못 했으면 난 아직도 캐논 A70으로 찍은 사진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진인 줄 알고 있었을 거다. 좋은 카메라는 좋은 사진을 찍을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많들어 주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다는 게 참 고맙다.
F3라는 좋은 카메라를 구해 놓고 아들이 만져볼 기회를 주신 아버지에게도 감사하고.. (아버지 여기 자주 들르신다고 써 놓은 아부성 발언 아님;; )
그리고, 언제든 카메라를 들이 밀어도 귀찮거나 싫은 내색 없이 다소곳이 자세를 잡아 주는 성주가 더욱 고맙다. 이젠 성주도 제법 이력이 생겼는 지, 지난 번 교원대 기숙사 앞에서 찍은 사진은 제법 앉은 자세가 품이 난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한 가지의 재주밖에 아직 익히지 못하였지만, 즐길 수 있는 재주 하나를 더 배워서 즐겁다.
성주는 매일 애들 대학 보내느라고 고새하는 데 나만 놀고 먹는 얘기하려니 조금 미안하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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