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25일 금요일

맥빠가 되어 가는 가...

회사에서 노트북 바꿔준다기에 별 생각 없이 맥북프로요! 했던 게 한 달 좀 넘었나...?

한 2주 동안은 '뭐 이래?' 라며 툴툴거리다가. 그 이후로부터는 윈도 앞에 앉으면 툴툴거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윈도에 익숙해져 있었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하면... 불편한 거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정작 아주 편한 걸 손에 들고서는 '불편하게 쓰던 대로 안 움직여서' 불편하다고 느꼈다는. 뭔가 억울한 생각이다.

예를 들어 이런 거다... 윈도에서 어플을 실행시키려면 시작->프로그램-> 메뉴를 통해서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된다. 프로그램 메뉴는 알파벳 순으로 정렬되어 있지 않기 일쑤이기 떄문에 프로그램을 여러개 깔았으면 마우스를 쉼없이 움직여 가면서 찾아야 한다. 만일 어떤 이유로든 내가 설치한 프로그램이 시작메뉴의 프로그램 항목에서 지워져 있으면 탐색기를 열고 c:\program files 밑에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보안 어쩌구... 하면서 '여기는 안 보시는 게 좋은데요?' 라는 어설픈 경고가 뜬다. 그거 치우고 들어가면 그 안에 있는 복잡 다단한 폴더 구조를 찾아서 헤매다가 '찾았다!' 소리를 치면서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된다.

맥에서는? 메뉴-프로그램 항목 없다. 윈도의 시작 버튼과 비슷하게 생긴 사과버튼을 눌러 봐도 그런 항목 자체가 나오질 않는다. 어떻게 찾나? CTRL-SPACE를 이용해서 프로그램 이름을 입력해서 바로 실행시킬 수 있다. 아니면 Application 디렉토리를 뒤지거나 바닥에 깔려 있는 Dock 을 이용하면 된다. 맥에서의 어플은 윈도처럼 한개 프로그램이 여러개로 찢어져 있는 게 아니고 app파일 한 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찾기도 쉽다.

윈도는 불편함을 익숙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 덕에 맥이 처음 며칠 간 이유없이 욕을 좀 먹었다. 요새는? PC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이 아니면 맥 앞에 딱 붙어 앉아 있다. 팀 사람들한테도 맥 좋다고 떠들고 다닌다. 첨에는 맥을 왜 쓰냐는 질문에 '예뻐서요' 라고 했었는 데 지금은 맥 앞에 데려다 놓고 이거 함 보라고 이것 저것 기능을 막 보여주느라 바쁘다.




나도 맥빠가 되어 가나 보다.

슬픈 일은, 오늘 팀에서 구매한 맥 프로가 들어 왔는 데 팀장 해외 출장으로 인해 그 넘을 뜯어 보지도 않고 박스에 담아 둔 채로 주말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 내가 쓸 일이야 없겠지만 Zeon Quad Core CPU 2개가 들어 있는 맥은 도대체 어떨 지 구경 좀 하고 싶었는 데... 흑;;;